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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증시/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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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증시/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1.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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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불타고 있다. 대략 2년 정도를 주기로 호·불황의 기복을 보여온 증시가 지난 89년중반이래의 하강·침체에서 「대반등」을 시작한 것으로 증권계는 보고 있다. 증시의 반등세가 완만한 상승곡선이 아니라 수직에 가까운 급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불안한 경계심을 일으켜주고 있다. 증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가속도가 붙는것 같다.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30일에도 20포인트가 올라 7백34.50에 이르렀다. 거래량과 약정대금은 5천9백10만주에 9천7백26억원으로 또다시 사상최고의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인 29일에도 종합주가지수가 21포인트 상승했으며 5천1백여만주 거래에 약정대금 8천2백88억원이었다. 연 4일째의 폭등이다. 이러한 증시의 활황에 따라 최근들어 예탁금의 유입도 하루에 1천여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탁금의 잔고는 1조9천여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증시는 등락의 전환점에서 주가의 폭이 크고 빠른것이 특징이다.주가가 장세의 하강국면에 접어들어 반락할때는 건설,금융주 등이 연일 하종가로 떨어져 본전이 생각나 우물쭈물하게 마련인 일반투자자들은 팔고 떠나기조차 어렵다. 반면에 오랜 침체끝에 반등할때도 주력주 등이 연일 상종가를 치면서 급상승한다. 역시 일반투자자로서는 시기포착이 어렵다. 눈깜짝할 사이에 급반등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증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23일이후 불과 8일만에 종합주가지수가 75.63포인트 오른 것이다. 증권회사의 관계자들은 이제부터 일반투자자들의 일부가 들어오기 시작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직은 일부 샐러리맨들선에 머물고 있다.

지금 증시의 활황에는 불안스러운 요소가 없지않다. 증시 특히 한국증시에는 경제원칙보다는 투기성이 더 크게 작용한다. 이번에도 부동산투기억제,실세금리의 인하 등에 따라 고수익의 기회를 잃은 투기성 유동자금의 유입이 동면해온 증시를 자극한 것이다. 내년에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개방이 시작되는 또한 총선거,지자제 단체장선거,대통령선거 등 중요한 선거 등이 있다는 것도 작용하고 있는것 같다.

증시가 건전하게 신장되려면 실물경제의 확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건축경기,수출의 호조,투자확대 등 실물경제의 성장은 이미 주가에 흡수돼 있는 셈이다. 돈의 흐름의 변화가 가장 큰 작용을 한것이다. 이 때문에 현 활황증시는 매매차익을 노린 단기투자의 순환매매가 특징이다. 지금으로서의 최대 관심은 상승 일변도의 주가가 언제 어느선에서 조정국면을 맞을 것인가다. 지금 투자 보험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과 증권회사들은 막대한 물량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의 막대한 자금부담을 덜고 또한 손실을 줄이거나 이익을 내기위해 보유주식을 팔지않을수 없다. 숨을 죽이면서 기대와 불안속에 주가의 상승추세를 지켜보고 있다.

S증권의 베테랑 지점장 Y씨는 주가는 『오는 8월15일께 지수 7백50선에서 6천만내지 7천만주가 거래되는 선에서 조정국면을 맞게될 것이며 약 2개월동안 하향조정되다가 10월께 다시 반등,연말까지는 8백50선으로 올라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주가의 상승행진에 제동의 변수가 되고있는 기관투자가들의 보유주식 규모와 그 손익분기점은 기관별로 큰 차이가 있다.

증안기금이 4조5천억원에 6백50선 ▲3개 투신사 6조내지 7조원,8백내지 1천선 ▲증권회사 5조내지 6조원,8백선 ▲시중은행 3조원,8백선 ▲보험회사 7조내지 8조원,8백선 등으로 8백부터 9백 사이에 집중 포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내년이후 장세를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재무부는 지금 만족스럽게 지켜보고만 있다. 무언은 열기의 조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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