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매장 50여곳 “우후죽순”/하루매출 억대보통… 국산대리점 울상서울 강남의 논현동 역삼동 청담동 등 부유층 주택가와 인접한 번화가에는 최근들어 수입가전제품 전문매장이 우호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다.
독일 밀레사의 전시판매장,일본 아이와매장,독일 그준디히사 판매장,미국 월풀사의 전시판매장들이 잇따라 개설돼 성업중이다. 백화점내 수입전문매장,아파트상가의 소규모 외제상품매장 등을 합치면 올들어 모두 50곳의 관련매장이 강남일대서 새로 개장됐다. 이들 수입전문매장은 한결같이 대호황을 누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형매장의 경우 하루매출액이 억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 이 지역 부자손님들이 줄이 이으며 「단골」로 등장하고 있고 취급상품이 최소한 1백만원을 넘는 고가의 에어컨 세탁기 대형TV 오디오 등이기 때문. 반면 이들 수입품매장들 부근에 있는 기존의 국산품 대리점들은 수입매장들이 들어선이후 매출이 부쩍 줄어들어 울상을 짓고있다. 이같은 수입매장급증·번창은 지난 1일 단행된 국내유통시장개방 조치(2단계)이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의 한 단면.
유통시장 무호가 열린지 이제 불과 1달밖에 안됐지만 그 파장은 엄청난 위력으로 몰아치고 있다. 국내 유통업은 물론 제조업 기반까지 일거에 뿌리뽑을 듯한 기세다.
세계적인 유통업체,굴지의 제품 메이커들이 앞을 다투어 한국상륙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개방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품목도 가전에서부터 의류,잡제품,악기,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인 양상이다. 개방에 앞서 『당장은 대수롭지 않을것』이라던 정부예측은 이미 한참 빗나갔다.
개방 1달이 채못돼 2개의 대형 외국회사가 국내에 단독 또는 합작형태로 한국법인을 설립했고 다수의 외국업체들이 판매법인 설립을 진행중이다.
세계적인 스포츠의류업체인 이탈리아의 필라(FILA)는 지난 23일 자본금 3억5천만원 규모의 합작현지 법인 「필라코리아」를 설립,법인설립 등기를 마치고 본격 시장공략에 나섰다. 이어 베네통이 국내에 단독투자법인을 설립키위해 관계당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며 네덜라드의 세계최대 종합도매업체인 SHV홀딩사는 관계절차가 끝나는 대로 곧 국내에 합작법인을 세울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SHV홀딩사의 국내진출은 그 엄청난 규모와 조직으로 인해 특히 국내유통업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업자등록증을 갖고있는 도·소매업자에게 회원카드를 발급,이들을 대상으로 무려 3만종의 수입품을 공급할 이 회사는 사업초기 예상회원수를 5만명으로 잡고있다.
개방이전부터 가장 타격이 클것으로 우려됐던 가전부문의 움직임은 여지없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 유통개벌인 라옥스·다이치·조신전기·베스트전기 등 4대양 판점들이 한국에 「아키하라바」를 세우겠다는 야심아래 꿈틀거리고 있다.
라옥스의 경우 서울 가락동에 3백평 규모의 가전종합 할인판매장 설치를 구체화 시키고 있으며 베스트전기 역시 대한진출사업을 본격추진하고 있다. 제조업체인 소니,아이와,산요,샤프 등도 국내에 직판장 확대개설을 위해 이미 해당인력을 확보,매장설치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밖에 미·일·스웨덴의 대형 도매업체 컴퓨터통신메이커,화장품업체,타이어회사,완구업체,주류회사,보일러메이커,안경테생산업체,악기업체 등이 빠짐없이 한국진출 계획을 구체화,올해안으로 최소한 1백개 업체가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관련업계는 눈앞의 불을 보고도 공동대응책하나 마련치 못하고 서로의 이해득실을 앞세우며 이전투구,적전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 막 뚜껑이 열린 유통시장 개방의 서막이 벌써부터 국내상권에 큰 혼란과 피해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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