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신도들 혐의부인/「오대양」규명 시간걸릴듯/유사장 출두직전 여자 9명 “자수”… 의혹【대전=임시취재반】 (주)세모사장 유병언씨(50)가 변호사와 함께 출두한 30일 하오 대전지검은 대규모 사채사기와 오대양사건의 연계고리를 찾기위한 수사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소환 또는 압송된 삼우트레이딩의 전직원과 구원파 신도들은 한결같이 사채상습사기에 자신들이 관련된바 없다고 혐의를 부인,오대양사건 전반의 실체규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검찰에 출두한 유씨를 보호하려고 나온 세모직원 구원파 신도들이 기자들을 밀쳐내고 폭언을 하는 등 소란을 벌였다.
▷철야조사◁
검찰은 유씨를 청사 4층 조사실로 데려가 철야조사했다.
유씨조사를 맡은 형사부 이호승 검사는 미리 작성해둔 5백여가지의 신문사항을 토대로 ▲(주)삼우트레이딩의 사채모집과정 ▲송재화씨(45·여) 및 구원파와의 관계 ▲개발실에 유입된 사채의 사용처 등을 하나하나 신문했다.
이검사는 이날 서울시경에 자진출두,대전으로 데려온 강석을씨(45·여)와 유씨의 대질신문도 실시했는데 유씨가 부인으로 일관한 탓인지 이따금 고성이 복도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당초 유씨조사를 특수부 이정기 검사에게 맡길 예정이었으나 이검사가 8월1일자로 전보발령받아 유씨의 구속기소후 공소유지문제 등을 감안,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재륜 차장검사도 31일 새 임지인 서울지검 남부지청으로 떠나게 돼있어 검찰수사팀은 유씨조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혐의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으나 사채사기극을 주도한 물증과 정황진술이 충분히 확보됐기 때문에 부인하더라도 그대로 진술조서를 받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압송된 기독교 복음침례회 선교부장 서화남씨(47)도 철야조사,유씨의 대리인 역할을 하면서 사채를 전달받은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으며 강석을씨에 대해서는 ▲사채모집경위 ▲유씨와의 공모여부 등을 집중추궁했다.
강씨는 87년 구원파 신도들로부터 사채를 끌어모아 개발실에 전달하고 갚지않은 혐의로 서울지검에 구속된적이 있어 유씨의 혐의사실을 입증하는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박순자씨의 동생 용주씨(34)도 소환,집단변사 현장에서 발견됐던 「용주,삼우 다녀갔다옴」이라는 메모와의 관련여부를 신문했다.
▷유씨 출두◁
유씨는 이날 하오3시30분께 승용차편으로 대전지검에 도착해 경호원,세모직원,구원파신도 등 3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10분만에 보도진 50여명을 밀어내고 3층 이재형 특수부장실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취재기자들이 이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폭행당했으며 2층 계단의 대형거울이 쓰러졌다.
차에서 내린 유씨는 기다리고 있던 사진기자들을 위해 긴장된 표정에 애써 미소를 지으며 잠시 포즈를 취했다.
이어 취재기자들이 질문을 하려 했으나 민원인들이라며 30분전부터 들어와 있던 세모직원·구원파신도 30여명이 『기자××들 비켜』라고 폭언을 퍼부으며 유씨를 에워쌌고 기자들의 질문에 『말조심해』라고 고함을 지르거나 『사장님 말씀하지 마십시오』라고 가로막았다.
유씨가 조사실로 들어간 뒤에도 세모 직원들은 취재진과 검찰직원이 아닌 사람은 모두 나가달라』는 검찰측 요구를 무시한채 기자들에게 『다 죽여버리겠다』는 등 5분여간 폭언을 퍼붓다 청사에서 나갔다.
이들중 몇명은 폭행에 항의하며 신분을 묻는 기자들에게 『구원파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는데 보도진은 취재방해와 폭력사태에 대해 대전지검 송종의 검사장에게 유감을 표시하고 주모자 색출을 요구했다.
유씨의 출두에 동행한 도태구 변호사는 구원파 신도가 아닌 가톨릭신자였으며 검찰은 수사과정에 입회를 원하는 도변호사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은 유씨와 함께 동행했던 박사출신 측근 2명을 검찰청에 머무르게 해 유씨를 신문하는 동안 유씨의 주장을 뒷받침할수 있는 자료 등을 제출토록 했다.
▷신도들 출두◁
검찰은 강석을씨가 유씨의 출두당일 자진출두한 점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이날 하오9시 대전지검에 도착한 강씨의 행적과 자진출두 경위를 집중 신문했다.
검찰은 강씨가 지난 87년 서울지검에 사기죄로 구속될 당시 함께 고소된 유씨는 무혐의처리되고 강씨만 구속됐던 점으로 미루어 이번에도 유씨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출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날 유씨의 출두직전인 하오3시께 자신들이 사채모집에 관계돼있어 자수하러 왔다는 여자 9명이 자진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나섰는데 검찰은 이들의 행동을 조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자진출두조서만 받은뒤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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