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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후계구도(하한정국 심상찮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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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후계구도(하한정국 심상찮다:2)

입력
1991.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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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난제·숙명의 과제로 긴장더해/YS견제 조직화·양김구도 강화 대결/일시적 봉합불구 내연 가속하한정국의 기상이변을 몰고온 가장 큰 원인은 차기 대권후보구도를 둘러싼 여권내 각계파간의 갈등이다.

조윤형 국회부의장의 징계결정으로까지 치달은 신민당내분 역시 이상기류 형성을 재촉한 주요변수이지만 정국전반에 미칠 파급영향에 있어 집권여당의 대권투쟁에 비할바가 못되는게 사실이다.

그야말로 「한가한 여름」이 예상됐던 여권내 기상도가 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을 중심한 민주계 움직임,최영철 대통령 정치담당특보의 「내각제개헌 시사 및 대권후보경선」 발언 등으로 삽시간에 경계수위로 치솟았던 것을 보면 이 문제가 안고있는 폭발력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권의 대권후보 문제가 이같이 「구조적」이라할 만큼 취약성을 지닐수밖에 없는 것은 몇가지 본질적 특징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이질적인 3계파가 합쳤다는 점,현대통령의 선택이 열쇠이긴하나 기계적 바통터치는 외양상 어렵다는 점,특정인(김영삼 대표)에 대한 각기 다른시각을 바탕에 깔고 진행되고 있는 점,개헌 등 정치질서의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여권 내부문제이면서도 야당과의 합작여지도 엄존하고 있는 점 등이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일정시한안에 어떤 형태로든 결판을 내야하는 숙명의 과제라는 점인것 같다.

바로 이 때문에 시일이 경과할수록,다시말해 마감시한이 임박할수록 폭발력은 배가 된다고 할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대권후보 구도와 관련한 여권의 흐름을 살펴보면 후보구도 결정방식와 결정시기를 놓고 세갈래,즉 김대표 대세론자들·반김대표세력·중도그룹으로 갈라지고 있다.

김대표 대세론자들은 주로 민주계 인사들로 그 입지와 논리상 14대총선전 조기결정과 완전한 경선보다는 사전조정 등에 의한 「추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현행 헌법과 국회의 소선거구제의 절대 고수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김대표세력은 민정계다수가 포함돼있으며 대체로 14대총선후 후보결정을 주장하고 있다. 또 반김시각의 강도에 따라 자유경선방식이나 내각제개헌,국회의원 대선거구제 시도의지를 갖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여권내 계파간 갈등 양상은 「외형상」 선두주자로 나선 김대표측의 부단한 유무형공세·압박과 이에맞서 반김세력이 견제·저지하는 대치구도를 띠고 있는 형국이라 할수 있었다.

이같은 대치구도는 여권의 최고관리자인 노태우 대통령의 공개적이고도 명시적인 입장제시가 없는한 앞서 언급했듯 시일이 흐를수록 첨예화·취약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한정국의 난기류도 바로 이런 상황과 표리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대권후보구도 문제의 취약성은 역으로 각계파로 하여금 섣불리 생사결단식 승부에 임하기 어렵게 만드는 측면도 있는게 사실이다.

한때 조기충돌 조짐을 보이며 폭발점을 향해가는것 같던 분위기가 최특보의 해명,손주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여권핵심부·김대표·최형우 정무장관(민주계) 등을 오가는 진화작업,김대표와 김종필 최고위원·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의 연쇄회동,경직돼가던 김대표의 자체판단 등이 어우러지면서 진정국면에 접어든것도 따지고보면 각계파마다 안고 있는 이같은 속사정을 반영하고 있는듯 하다.

이와관련,김윤환 사무총장이 31일 제주도로 내려와 김대표와 회동하고 나면 여권내 먹구름은 상당부분 걷힐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의 제주도행이 소련방문을 위한 출국전 김대표와 사전약속됐던것은 사실이지만 중간내지 조정자로서의 독특한 위치에 있고,귀국하자마자 여권핵심부는 물론 박최고위원 등 중진들과 다각접촉한 결과를 토대로 내려오는 것이어서 국면전환을 위한 마무리 수순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령 하한정국의 이상기류가 해소된다해도 그것은 단기처방차원의 일시적 봉합에 그칠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이번의 일련의 파문을 계기로 상대방의 속셈과 의중을 보다 확실히 읽은 각계파의 예정된 대회전에 대비,전의를 다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현재 김대표측은 여권핵심부와의 직·간접교감아래 자신에 대한 견제세력이 「조직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듯 하다.

이에따라 김대표측은 우선 내각제 개헌·국회의원 대선거구제 추진 움직임에 쐐기를 박는 일방 9월초로 예정된 김대중 신민당 총재와의 전주회동 등으로 양김 구도를 더욱 다지며 노대통령과 담판하는 수순을 상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맞서 반김세력은 후보결정 시기를 가급적 늦추면서 남북 유엔가입이 성사되는 9월의 「유엔정국」을 최대한 활용,양김 구도의 의미퇴조 및 그 연장선상에서의 정치질서의 일대변혁까지 시도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표면상 진정국면에 들어간 여권은 안으로는 보다 뜨겁게 내연하는 여름을 보낼것 같다.<제주=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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