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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킨제이보고서」 연말께 출간(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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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킨제이보고서」 연말께 출간(세계의 창)

입력
1991.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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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폐쇄적 성생활서 “기지개”/젊은층 주도 “쾌락의 수단”/인구 70% 농민들 「보수」 못벗어/대학생 78%나 혼전관계 찬성중국판 킨제이보고서가 금년말 출간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상해시의 저명한 사회학자그룹인 류달린 박사팀이 중국 15개성의 2만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생활 조사결과를 토대로 준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이 맘모스조사를 『중국인의 성에 대한 서구인의 오도된 인식과 환상을 바로 잡아줄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사실 중국인의 성생활에 대해서는 그동안 외국언론인들의 체험적 보도나 외국관광객들의 표피적 접근으로 「폐쇄적」이라든지 「생각보다 개방적」이라는 등의 주관적 추측만이 무성했을 뿐이다.

때문에 이번 연구는 누구나 알고 싶으면서도 알기 어려운 성문제에 대해 추측이 아닌 과학적 분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결과를 요약하자면 대부분 중국인의 성생활은 여전히 「수줍음」에 머무르고 있으나 젊은층에서는 성적 분방함이 넘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상당수 중국인은 성에 대해 무지한 편이나,사회의 개방물결에 따라 점차 성생활도 폐쇄적인 틀을 벗어나고 있다는게 연구팀의 종합적 분석이다.

성에 대한 중국인의 폐쇄성이 한꺼풀씩 벗겨지는 증거로서 「조사대상자 60%가 성관계중 옷을 완전히 벗는다」는 내용을 연구팀은 제시하고 있다. 류박사는 이 수치가 「대단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옷을 벗는 정도가 성생활양태의 변화징표로 보는 것 자체가 중국인들이 아직도 섹스를 임신의 수단으로만 여길뿐 즐김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반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분석에는 구체적 증거들이 적지않다. 이번 조사에서 34%의 농민이 전희를 거의 하지않고,응답여성의 3분의 1은 성관계도중 고통을 겪고있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르가슴 문제는 농촌응답자 대부분이 무엇을 뜻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음이 드러나 연구조사 항목에서 조차 빠졌다.

특히 이번 연구대상자의 4분의 1이 농촌사람으로서 실제 인구(총인구의 4분의 3)를 반영치못했기 때문에 중국인의 성실태는 조사결과보다 훨씬 보수쪽에 가있다는게 류박사팀의 진단이다.

고대에 온갖 성과 관련된 속담과 은유가 풍부했던 중국이 이처럼 「꽉 막힌」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병매라는 고대소설을 보면 중국인의 성풍속이 얼마나 개방적인가를 알 수 있다. 현재의 중국이 그 정반대에 있음은 아무래도 공산혁명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것 같다.

중국인의 전반적인 성실태가 이처럼 「무미건조함」에 그치고 있지만 정반대의 현상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있다.

류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78%의 대학생이 혼전 성관계를 찬성했으며 90%가 대학의 성교육이 보수적이라는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렇지만 대학생들의 성의식 변화가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대학생의 10% 정도만이 성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는 바로 행동화되지 않은 의식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아무튼 한 상해 여대생이 류박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학당국의 통제나 엄격한 사회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애인을 구하고 있다』고 거리낌없이 말하는데서 중국인의 성이 폐쇄된 틀에서 미동하고 있음을 느낄수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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