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내부의 움직임에 많은 국민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듯하다. 표면상으로 드러난 갖가지 징후들이 하나같이 대권의 향방과 직결되어 있는것 같아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으나,또 어떻게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것을 가지고 공연히 모두들 과민반응을 일으키고 있는것이 아닐까하는 측면도 없지않다.박태준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구민정계 핵심들의 잦은 모임,최영철 청와대 정치특보의 제주발언,김영삼 대표와 김종필 최고위원,박철언 장관 등의 제주회동 등 의미를 부여하기로 들면 얼마든지 부여할 수 있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기는 하나 그 모두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일상적으로 할수 있는 일이며 그것이 바로 정치라고 말할수도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구민정계로서 대권의 향방과 연계지어 김영삼 대표와 민주계의 동태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노릇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성 애드벌룬을 띄워보는 것은 전혀 이상할것이 되지 못한다. 민정계의 잦은 회동이나 최특보의 발언은 그런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옳다. 이미 강건너 간것처럼 보이는 내각제 개헌을 들먹이고 당헌대로 진행시키면 그만일 당내 경선문제를 새삼 표출시킴으로써 불필요한 불씨를 지필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앞으로의 정치구도를 전망하면서 민정계의 위상을 확인하기 위한 「정치」의 필요성을 감안한다면 지극히 상식적인 애드벌룬의 일종이라고 말할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는 어차피 유리창속을 들여다보듯 전부가 투명하고 공개적일수만은 없는 것이라고 전제할 때,표출된 현상만을 가지고 옆사람들이 지레 짐작하는 것은 오히려 정치의 흐름을 잘못 판단할 가능성마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것 같다.
그러나 정치에 있어서의 불확실성이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지나친 막후거래로 정치전망에 대한 국민간의 불안이 가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대통령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이 시점에서 정부·여당이 서둘러야 할일은 정치전망에 대한 정부·여당의 구상을 가능한한 빨리 정리하고 국민에게 명확한 앞날의 비전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개헌문제와 총선,후계자문제 등에 대한 정부·여당의 방향은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매듭짓고 이런 문제들로 말미암은 정치적 혼선내지는 혼란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정부·여당의 앞날을 위해 유리하게 작용하리라고 믿어진다.
모르기는 하여도 노대통령은 이미 정치일정에 대한 구상을 정리해 놓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집권말기에 권력의 누수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어느나라의 경우나 마찬가지 관례처럼 되어있으니 만큼 나라살림을 맡고있는 대통령으로서는 권력의 누수보다 행정력의 약화와 누수현상에 더 신경을 쓰는것이 옳은 자세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을 어떻게하면 순탄하게 이어갈 것인가 그 방향부터 먼저 구상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정치의 불확실성을 조속한 시일내에 정리해 주는 정치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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