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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소매치기/한국관광객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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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소매치기/한국관광객 노린다

입력
1991.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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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붐」타고 이 범죄조직 대거원정/베를린서만 하루 1건꼴 피해신고유럽으로 몰려들고 있는 한국관광객들이 소매치기 등 범죄꾼들의 집중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유럽 각국 주재공관에는 여행경비와 여권 항공권 등을 모두 도난당하고 임시여행증명서 발급 등 「구조」를 요청하는 관광객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따라 현지공관들은 해외여행자들에게 현금휴대자제 등 사전 여행안전교육을 강화해 줄것을 외무부에 긴급 건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관광객들의 피해가 특히 많은 도시로 꼽히는 독일수도 베를린의 경우 지난 6월이후에만도 40여명의 해외여행자가 현지 총영사관에 도난피해신고를 했다.

이같은 숫자는 총영사관 개설이래 전례없는 것으로 7월 들어서는 매일 한건 이상씩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총영사관 관계자들은 여권을 함께 도난당하지 않은 여행자들은 일행이나 진지 또는 국내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피해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를린여행자들의 도난피해가 특히 급증한 것은 독일통일현장에 유별난 관심을 갖고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데도 이유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통일을 전후한 혼란속에 베를린에 동구등지로부터 범죄꾼들이 많이 유입된데다가 관광붐을 노리고 이탈리아 등에서까지 원정온 소매치기들이 설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경찰 관계자들에 의하면 특히 이들은 한국 일본인 관광객들이 현금을 많이 소지하는 것을 알고 동양인들을 주로 범행대상으로 삼고 있다.

베를린 총영사관에 신고된 도난피해사례를 보면 국내 대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의과대 교수,상공부서기관,목사,회사원,주부 등 다양하다.

이들은 베를린 중심가 조로기세 기차역 주변과 환전소,백화점 등에서 소매치기들에게 주머니나 가방을 털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조로기세 기차역 주변은 베를린장벽 붕괴후 폴란드,유고,터키계 범죄조직과 집시들이 들끓는 우범지역으로 변해 각종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피해사례중에는 소매치기뿐 아니라 기차역내 휴대품 보관함을 털린 경우도 있다. 또 쇼핑중심가 쿠담거리를 지나다가 난데없이 등에 스프레이 세례를 받고 외국인의 도움으로 닦아내고 나서 주머니가 털린것을 발견한 여행객도 있다. 지난해 여름에도 한국군 장성이 같은 수법에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최근에는 공원등에서 마취제 스프레이에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피해를 본 여행객들도 있다는 소문이 있다. 25일 베를린 남쪽 반제공원에서 지갑 여권 등을 모두 털린 한국인 여행객도 터키계로 보이는 외국인이 매표소위치를 묻고 지나간 직후 잠깐 졸다 깨어나 도둑맞은 걸 발견했다는 것으로 미뤄 마취제에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길거리뿐 아니리 특급호텔 로비에서 털린 여행객들도 적지 않다. 지난달 중순에는 최고급 팔라스트호텔에서 왕년의 톱스타 영화배우 신모·엄모씨 부부가 잠시 한눈을 파 사이 상당액의 현금이 든 손가방 등 짐을 모두 도둑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여행객들은 대부분 피해액수를 정확히 밝히기를 꺼리지만 대개 4천∼5천달러 이상이라는 현지공관이나 안내자들의 얘기다. 대학생들도 수천달러를 털린 사례가 있다.

피해신고를 받은 현지 공관에서는 신분이 확인되면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주고 항공권도 국내로 확인해 재발급편의를 봐준다. 그러나 호텔비나 귀국경비를 빌려달라거나 도와달라는 「구조」 요청은 워낙 숫자가 많이 어쩔 수 없다고 현지공관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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