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춘시장 연말이전 개설될듯/경제특구 아닌 자유무역 형태/중국관리들 종전과 달리 적극적 환대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27일 『중국은 혼춘에 개설될 남·북한 중국 소련 등의 4개국 공동상품시장에 북한과 소련은 이미 참여의사를 중국측에 밝힌 것으로 들었다』고 말하고 『이런식으로 주변여건이 조성돼 나간다면 내년 가을께엔 남·북한 직교역이 상당규모로 본격화 할수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명예회장은 『중국은 전기운 부총리가 혼춘공동시장 얘기를 꺼낼때 이같은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밝히고 『따라서 시장개설 시기는 올해 안이라고 했지만 연말까지 가지않고 상당히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8일간의 중국여행을 마치고 지난 26일 하오 귀국한 정명예회장은 이날상오 계동 현대빌딩 12층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혼춘 4개국 공동시장에 대해 이렇게 추가로 밝혔다.
정명예회장은 혼춘공동시장이 경제특구보다는 자유무역시장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명예회장은 4개국 상품시장의 의미에 대해 『4개국이 한데 어울려 물품교역을 하는 것은 이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유익한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교역이 남북통일의 전초가 된다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못박고 『남·북한 간의 직교역은 내년 가을께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정명예회장과의 일문일답.
혼춘은 어떤 곳인가.
『두만강 하구에서 60㎞정도 내륙쪽에 위치한 도시라고 들었다. 민간사절단과 함께 두만강변을 다녀온뒤 전부총리한테 4개국 공동시장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이번에 들러볼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이곳도 길림 조선족 자치구에 속하므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본다.
이번 방문에서 길림자치구는 남·북한 구별없이 어느쪽 사람이나 한국인으로 똑같이 대하고 있음을 느꼈다. 자치구의 정부는 그런 의미에서 남북통일 문제에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조선족 자치구내에서 남·북한이 한꺼번에 만나는 것은 서로의 이해폭을 넓히는데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남·북한 직교역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내년 가을께엔 남·북한간에 본격적인 직교역을 할수 있으리라고 본다. 올가을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고 나면 교역을 위한 움직임이 서서히 시동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방문에서 중국과의 교역가능성을 어느정도로 확인했는가.
『중국인들의 태도가 종전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전에는 관리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는데 이번에는 부총리 등이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나섰으며 차관급 관료들은 직접 호텔로 찾아와 면담을 요청했다. 나를 초청한 정홍업 중국국제무역 촉진위원회(CCPIT) 회장도 백두산 천지까지 나와 동행하는 수고를 해주었다』
중국경제는 어느정도 수준이었다.
『천진의 자동차공장 등을 둘러보면서 우리와 비교해 30년정도의 차이는 있는 것으로 보였다. 대체로 우리의 60년대 모습이었는데 경제개발을 위한 노력들은 대단해 보였다』
백두산 천지에 올랐을때의 소감은.
『영산영봉에 송구스러웠다. 내 땅을 두고 제3국을 돌아서 백두산을 찾는다는게 마음을 무겁게 했다. 바람과 구름의 변화가 무쌍한 천지일대는 흡사 가을날씨를 보였는데 우리민족의 영산임이 저절로 느껴졌다.
선구자의 노래에도 나오는 해란강,항일 격전지인 청산리 능선 등을 사절단 일행과 함께 지나면서 지금은 이렇게 제3국을 거쳐 먼길을 왔지만 조속히 북한땅을 그대로 통해 올수 있도록 여건조성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명예회장은 이번에도 입술이 부르터서 돌아왔다. 숱한 해외여행 가운데 입술이 부르튼것은 지난 89년초의 북한방문때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북한땅을 밟거나 보면서 깊은 감회에 빠질때 노경제인은 속마음이 더욱 타는가보다. 북한을 향한 정명예회장의 구상이 어떤 시각에 기초한 것인지,또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계속 지켜볼 일이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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