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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 뭔가 심상찮다

입력
1991.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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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최영철특보 발언 파문/“경선·내각제 택일” 협공양상/민정계/“대세론 실종” 여름공세준비/민주계민자당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각계파간의 갈등이 최영철 대통령 정치담당특보의 「차기대통령후보 야당식 완전자유경선」 발언을 기폭제로 조기에 표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특보의 발언이 갑자기 돌출한게 아니고 최근 여야 영수회담후 여전히 꺼지지않는 내각제개헌 가능성과 민정계의 움직임 및 대선거구제 논란의 미묘한 정계기류속에서 터져나왔다는 점을 정가는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연히 민주계는 최특보의 발언이 의미하는 내용에 크게 반발하면서 대응태세를 갖춰가고 있어 후계구도를 둘러싼 대회전이 앞당겨지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민주계는 최특보가 내각제와 자유경선발언을 하면서 사견임을 전제했지만 그 직책이나 위치로 보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것 같다.

민주계는 지난 11일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의 정례회동에서 김대표가 후계구도 문제와 관련,「선조기가시화(전당대회) 후14대총선」의 뜻을 밝힌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노대통령의 「정치일정논의 불가」 대답이 그 때문에 나온것으로 본것이다.

따라서 민주계 일부에서는 최특보의 발언은 김대표의 요구에 대한 노대통령의 우회적 반응일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계에서는 대체로 최특보의 발언을 최근 민정계의 심상찮은 움직임과 관련시켜 청와대와 민정계가 교감을 이룬 「김대표 포위작전」이 시작된것으로까지 보고있는 눈치이다.

민주계 의원들은 최특보 발언의 의미가 『김대표가 자유경선제가 싫으면 내각제를 받아야할것』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노대통령은 지난 5월28일 청와대 당정확대회의에서 『차기 대통령후보는 민주적 절차와 당헌에 따라 선출될 것』이라고 밝힌바있어 최특보의 이번 발언은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최특보 발언이 최근 박태준 최고위원을 중심으로한 민정계의 「동향」에 이어 나온데다 최특보가 비롯 사견임을 전제로했다해도 『내각제 개헌이 바람직하다』며 『두김씨가 언젠가 생각을 바꾸면 내가제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점을 민주계는 경계하고 있다.

또 최근 노대통령이 박최고위원과의 독대때 『경선시 중립적 위치를 지킬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결국 민주계 입장에서 보면 「YS대세론」을 전제로 후계구도가시화의 시점을 놓고 민자당내 계파간 갈등이 내연하고 있었으나 최근 일련의 민정계 동향이후 「대세론」 자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형국이 돼버린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내각제가 아니면 경선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가 대세를 이뤄가고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 민주계가 공식적으로 차기대통령후보의 자유경선을 반대한 적은 없다. 그러나 민주계 의원들은 「자유경선이 이뤄지면 당내 분열이 심화되고 통치권 누수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논리로 완전자유경선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현재의 전당대회 대의원 분포로 볼때 실질적인 자유경선이 될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민주계는 이 때문에 자유경선을 하려면 사전에 「공정한 경쟁의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역시 후계구도는 노대통령과 김대표의 「담판」에 의해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 민주계의 속마음인게 사실이다.

민정계는 최특보의 발언이 그동안 노대통령이 언급한 차기후계구도나 권력구조 문제에 대한 재확인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최근 여권 일각의 대선거구제 문제제기와 최특보 발언이 같은 맥락으로 김대표에게 여권핵심부의 정국구도에 동참토록 하는 협공의 성격을 띠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같은 일련의 당내 각계파 기류를 볼때 8월 정국이 「하한정국」으로만 머물지않고 의외로 소용돌이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정가에서는 노대통령의 9월 유엔방문 전후까지는 여권의 갈등과 알력이 본격화되지 않을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민주계측도 당분간은 사태추이를 보아가며 여권핵심부의 의중을 다시 한번 확인하려 할것이란 얘기이다.

반면 김대표가 결코 「때를 기다리는 강태공」 스타일의 정치를 해온게 아니라는 점을 들어 김대표의 대반격시점이 의외로 빨리 다가올 것으로 보는 관측도 유력하다.

김대표는 27일 아침 상도동 자택에서 측근인 최형우 정무장관,황명수 보사위원장,황병태의원 등과 만나 향후정국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후 이날 하오 제주로 떠나 「11일간의 장고」에 들어갔다.

김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김대표가 제주구상을 끝내고 상경,8월 두번째 주말에 갖게될 노대통령과의 정례회동을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말해 이 자리를 통해 민자당 후계구도를 둘러싼 계파간 갈등의 향방을 가늠할 수도 있게 될것임을 암시했다.<최규식기자>

◎신민 징계싸고 팽팽한 대립/“조부의장 손떼라” 최악각오” 주류측/“백기항복 불가” 폭로전 불사/정발연

신민당이 비정치발전연구회와 정치발전연구회로 정면대립돼 지루한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다.

비정발연측은 김대중 총재의 측근을 주축으로 범주류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에 비해 정발연은 통합서명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호남권 원외위원장들이 다수 가담해있다.

범주류측은 정발연을 「음해집단」으로 몰아세우고 있고 정발연은 이를 「탄압과 강압」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측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져가면서 피곤한 신경전이 가중돼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윤형 국회부의장과 이형배의원 징계파동은 27일의 최고위원 간담회로 일단 정리의 가닥을 잡아가는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도 역시 사태의 완결이 아닌 미봉에 불과한 것으로 비쳐져 언제 다시 활화산으로 폭발할지 모른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정발연측이 당내에 설치된 야권통합추진위의 활동시한을 사실상 8월말로 잡고있어 이때쯤가서야 사태해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눈앞에 드러나있는 문제는 조국회부의장 등 정발연소속 두의원의 당기위 회부의 건.

이중 이형배 의원은 의총발언 및 동교동 방문을 통한 사과와 해명으로 일단 비정발연측의 감정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국회부의장의 징계문제가 이번 갈등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비정발연과 정발연측의 인식이 워낙 큰차이를 보이고 있어 사태해결의 낙관을 불허하고 있다. 주류측은 『최악의 상황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이번 기회에 매듭을 짓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흘리면서 정발연측에 백기를 들라고 압력을 가하고있다. 이와 관련,김대중 총재의 한 측근은 『김총재는 조부의장 문제를 정발연 스스로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해 조부의장과 정발연의 「단절」을 내심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한 측근은 『조부의장 문제는 오는 8월 중순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낼것』이라면서 『그 내용에는 「모든것」이 포함된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결국 조부의장의 「백기항복」 또는 조부의장이 배제된 상태의 정발연 홀로서기가 주류측의 목표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대한 조부의장 등 정발연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들은 『주류측이 사소한 언론보도를 문제삼아 「야권통합과 당내개혁」의 큰 주제를 퇴색시키는 한편 정발연의 와해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조부의장에 대한 거세기도는 정발연 전체에 대한 탄압으로밖에 간주할수 없으며 이 경우 전체의 의지로써 단호히 대응할수 밖에 없다』고 다짐하고 있다.

정발연측이 여기에서 구사할수 있는 무기는 「집단탈당불사」와 「당의 공천관련 문제 등의 추가폭로」 등으로 요약되는것 같다.

정발연측은 이와함께 『우리가 김총재에게 지나간 당공천문제를 지적한 것은 당내 측근정치의 지양과 당운영의 민주화를 이룩하려는 의도에서였다』며 주류측의 「당위신추락」 주장을 극구 부인했다.

이들중 일부는 그러면서 최근 당 내분사태 악화의 원인을 「김총재 측근들의 위기의식과 초조함」에서 찾으려하고 있다.

이처럼 이미 가시화된 당내 대립이 정발연측의 당내 민주화요구에서 비롯되었지만 정발연측이 야권통합 문제를 본격 제기할 경우 내분상태가 확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정발연은 이번 내홍이 진정되는대로 본론인 야권통합 논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그 시한을 8월말∼9월초 등 정기국회 이전으로 잡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야권통합 주장에는 곳곳에 주류측과의 마찰이 불가피한 대목들이 가로놓여 있다. 우선 주류측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김총재의 거취문제가 또다시 감정대립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정발연소속 대다수가 가급적 이 장애물을 우회하고 싶어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이번에 보았듯이 사태의 저변에는 감정대립이 깔려있어 가연성이 높은 소재임에는 틀림없다.

「통합의 우선대상을 민주당으로 할것이냐」의 문제도 난제중의 난제로 지목되고 있다.

주류측의 이용희 최고위원은 『이미 몰락한 민주당이야 시간이 지나면 제발로 걸어들어올텐데 무슨 통합의 대상이 될수 있느냐』는 주장으로 정발연측의 입장을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정발연측은 『정치는 현실』이라며 주류측은 주관에 치우친 낙관에 빠져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함께 정발연측의 계속된 민주당 및 야권원로와의 접촉,재야단체와의 회동 등에 대해서도 주류측은 못마땅한 기색이다.

이에따라 당통추위 활동도 난항을 면치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당은 본격적인 대권탐색이 시작되는 가을정국을 맞기에 앞서 우선 무덥고 지루한 여름을 보내야 할것 같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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