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 과장… 최후통첩 싱겁게 끝나” 분석/“경제제재도 노약자들만 피해”… 여론화살【워싱턴=정일화특파원】 미소영불중 등 유엔안보리 상임 5개국이 이라크로 하여금 핵개발 프로그램 관련자료를 상세히 공개하도록 한 최종 마감일(25일)이 별다른 사건없이 지나갔다.
즉 이라크는 모든 관련자료를 밝혔다는 입장에서 아무런 반응없이 25일을 넘겨 버렸고 UN 역시 이런 이라크에 대해 별다른 비난 성명도 없이 지나쳐 버렸다.
아마도 전쟁이 다시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긴장한 상당수의 관측자들에게는 싱겁게 마감일이 지나가 버린 셈이다.
이것은 두가지 측면의 의문점을 제기하게 한다.
첫째는 이라크가 과연 핵무기 개발능력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적어도 미국의 주장에 의하면 이라크가 핵무기를 개발하려했고 핵무기 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켰으며 이라크가 걸프전에서 패한 후에도 상당한 핵무기를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미국이 주장하는 이라크의 핵위협은 적어도 유엔 현지 조사단 및 기술적 차원의 문제에서 큰 신뢰성을 못얻어 왔다.
그것은 지난 17일 이라크를 검색한 유엔감시반들이 필요한 지점을 수색해본 결과 걸프전중 이라크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모두 파괴됐고 다만 그동안 이라크가 1파운드 가량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한바는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나 『1파운드의 농축 우라늄」이 과연 핵폭탄을 만들만한 정도의 고농축 이었는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이같은 유엔 감시단의 주장은 빈소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강력한 반발을 받은후 『우리가 조사해본 지점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약화 시켰다.
그러나 IAEA 역시 이라크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갖고 있다거나 여기서 생산한 고농축 우라늄을 현재도 보유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대지않고 있기 때문에 결국 미국의 주장대로 이라크에 핵능력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는 잡히지 않고 있다고 말할수 있는 것이다. 핵폭탄은 천연 우라늄을 정제한 고농축 우라늄(우라늄 235)이나,우라늄을 태운 「사용후 핵연료」로부터 재처리 과정을 통해 빼내는 플루토늄 239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우라늄 농축 과정이 그렇게 비밀스럽게 진행되기는 힘들다는데 있다.
이라크가 시인한 것으로 보도된 1파운드쯤의 농축 우라늄 역시 원자탄을 만드는 고농축 수준인 순도 80%이상인 것인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전쟁전에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도된 시설들이 미군의 철저한 공습이후에도 온전히 보존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파괴된이후 조잡한 생산시설로는 이것을 운영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또 과연 미국이 이라크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경제제재 조치의 연장을 위한 합리적 이유의 하나로 내세울수 있느냐하는 점도 관심거리이다.
미국은 사담·후세인이 권좌에 있는 한 경제제개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며 핵프로그램의 전면적 포기가 없는한 후세인의 위협은 상존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걸프전 자체나 경제제재 조처는 사담·후세인을 약화시키기 보다는 이라크 국민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를 형편없이 거덜내고 있기 때문에 합리성을 잃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UN보고서처럼 얼마안가 연 10만 이상의 어린이·노약자가 질병 영양실조 등으로 죽어가는 한편 독재자는 그대로 건재한다면 미국의 대이라크 핵정책은 확실히 잘못된 것이었다는 결론이 나올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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