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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욕하며 “일본을 배우자”(불의 여재상 크레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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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욕하며 “일본을 배우자”(불의 여재상 크레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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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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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오직 경제” 신념/경쟁력향상 전력투구/「불 중심」 지나쳐 EC와 충돌소지도프랑스 신문과 방송은 지난달 28일 영불간 해저터널 3개가 모두 관통됐다는 뉴스를 크게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언론은 이 터널공사에 사용된 굴착기가 일본 K중공업 제품이라는 사실은 전혀 언급치 않았다.

나폴레옹의 꿈이었으며 근대사상 최대의 역사로 불리는 이 공사가 일제중장비의 도움으로 마무리됐다는 아이러니를 프랑스언론은 애써 외면한 것이다.

사실 프랑스에서 느끼는 일본의 위력은 놀랍다. 시계,오토바이,컴퓨터,텔레비전,라디오,카메라,팩시밀리에서 화장품과 의류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일만 하는 개미,황색이 소인들」이라고 일본인을 비판하고 우익정치인 이시하라·신타로와 소니사장 모리타·아키오의 공저인 「아니라고 말할수 있는 일본」을 히틀러의 「마인 캄프」(나의 투쟁)에 비유했던 크레송총리. 이 헌걸찬 여재상은 프랑스 대혁명기념일인 14일에는 자신의 꼭두각시가 단두되기도 하는 수난을 겪었다.

이처럼 거친 크레송의 발언에는 「조락하는(프랑스) 산업에 대한 좌절감」 「국내문재의 호도」라는 일본측의 비난이 가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최첨단을 걷는 산업이 있다. 미 텍사스주 입찰에서 독일 ICE나 신간선을 누른 초고속열차(TGV),미 항공우주국에 도전하면서 상업위성을 올리며 40여회나 발사된 아리안로켓,보잉 등과 대결하는 에어버스여객기,프랑스 총발전량의 75%를 담당하는 원자력,5백50만대의 단말기가 가정에 보급된 최첨단 문자정보전달시스템인 미니텔,세계를 리드하는 패션산업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타임지가 최근 「새로운 프랑스」라는 특집에서 지적했듯이 독일군같은 특화된 제품이 없다는게 홈이다.

크레송 총리는 취임직후의 시정연설에서 『미래의 사활을 쥔 자동차와 전자산업의 미래를 보증하며,중소기업을 진작시켜 경쟁력 향상에 국가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날의 TGV,전화,원자력은 국가의 주도에 힘입은바 크다고 크레송은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은 2차대전의 패배자인 독일이나 일본이 경제력을 업고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높이는데 따른 경계심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제 어떤 외교정책도 압도적인 경제력의 버팀목 없이는 영향력을 발휘할수 없다는 인식도 팽배해있다.

크레송총리는 공식석상에서는 일본을 비판하지만 사석에서는 프랑스가 일본기업을 배워야한다고 말한다. 지난 22일 개최된 토랑트의 추동복 패션쇼에는 주불일본대사 인과 나란히 앉아 관람하기도 했다.

크레송총리의 대일 강경발언은 향상을 위한 경쟁의식,특히 국가는 일종의 「적」을 늘 필요로 한다는 점을 확인해준다. 그러나 프랑스의 새로운 도약은 크레송의 주도로만 이뤄질수 없다.

더욱이 EC 통합주도국인 프랑스가 국가보조금이나 관리경제 등을 고집하는 경우 자유시장의 경쟁원리를 신봉하는 EC의 지침과 충돌하는 면도 생긴다.

93년 이후 일본과의 EC 진출쿼타를 놓고 협상이 팽팽한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유럽자동차 제조협회서도 탈퇴한 칼베프 조사장은 『시장점유율의 증가를 허용하는 것은 EC통합의 이득을 일본에 독식토록 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EC건설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내 외국차의 점유율은 40%를 넘었으며 이중 10분의 1이 일제차다. 한편 영국과는 달리 일본 자본유치에 「붉은 카펫」을 깔지않은 프랑스는 경쟁력 강화를 주로 국내자본에 의존하기 위해 먼저 재정적자를 없애는 일이 긴요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 결국 크레송총리는 전임 로카르총리가 미뤄온 적자 감축정책을 단행하는 주역을 맡지않을수 없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자크랑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랑스인은 언젠가 크레송총리의 정책을 이해하게될 것이다』<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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