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말뿐인 「평가」/강진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말뿐인 「평가」/강진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7.25 00:00
0 0

골프장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환경훼손이 문제될때마다 정부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환경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해왔다.그러나 이번 용인군 수해로 환경영향평가가 환경파괴 등 피해를 줄이는 제어장치라기보다 정부의 「여론막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또다시 입증됐다.

용인군내에 건설중인 15개 골프장은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을 지키는 바보가 어디있느냐는듯 침사조를 설치하지 않거나 수령이 20년을 넘은 나무를 마구 베어냈는가하면 절토제한 높이 15m이상의 산을 여기저기 깍아내고 밀어붙였다.

업자들의 무분별한 개발 삽자루는 도끼로 변해 인명을 무참하게 앗아가고 옥답을 토사로 뒤덮어 버렸다.

이처럼 환경영향평가가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1차 책임은 물론 환경처에 있다.

환경처는 협의사항을 지키지 않아 환경파괴 위험이 있을 경우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야 하는데도 뒷짐만 지고 있었다. 더구나 환경처는 골프장 건설 밀집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엄청난 피해를 냈는데도 속수무책이다가 여론에 밀려 24일에야 뒤늦게 현장조사를 나서는 등 뒷북만치고 있다.

환경처는 23일까지도 『우리는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협의만 해주면 그만이고 협의사항을 지켜야 하는 책임은 시공업체에 있다』 『1년에 한차례 정도 사후점검을 해 위반사항에 대해 협의사항 이행 촉구 공문을 발송하면 우리 소관업무는 끝난다』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없는것 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무책임하게 말해왔었다.

서울시와 경기도내에 환경영향평가협의 사항이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직원이 4명뿐이라는 사실 자체도 환경처의 무사안일과 나약한 행정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45개의 골프장이 영업중이고 환경영향 평가를 받아 건설중이거나 협의중인 골프장이 92곳이나 된다.

이중 절반 이상인 77곳이 경기도에 몰려있다. 이 가운데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한 골프장은 몇군데나 될까.

낙동강 페놀오염사건후 각종 대책을 남발해놓고 뒷감당을 하지못한 환경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골프장에 대한 사후점검이라도 철저히해 불명예를 씻도록 노력해야 할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