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호우 인접지선 마른장마/강우일수 적고 소나기성… 예보 어려워/지구온난화·화산폭발 영향등 분석중갑작스런 국지적 집중호우와 휴지를 거듭하는 올해 장마는 총강우량은 예년수준이나 예측이 거의 어려울 만큼 잦은 변덕과 행패를 부려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내고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까지면 장마가 끝날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으나 여름철 특유의 기후현상이라는 종래 개념을 벗어나 이상기후라는 특성이 강해 장마기간과 피해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성◁
올해 장마의 강우특성은 1백㎜ 이상의 폭우가 1∼2일간 쏟아진뒤 씻은듯이 개거나 동일지역에서 하루에도 여러차례씩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난다는 점.
강우지역도 10∼30㎞반경에 국한되고 인근지역에서는 도리어 「마른 장마」 현상을 보이는 등 남부일부를 제외한 전국에서 장마전선이 게릴라의 「유격전」을 방불케하는 기습폭우를 쏟아부어 기상청의 예보를 무색케 해왔다.
22일 새벽까지 경기 남서내륙에 2일간 퍼부어진 장마비의 경우 수원에서 7월중 1일 최다강우량,시간당 최다강우량 등 각종 신기록을 세우며 2백18.2㎜나 내렸고 오산도 2백6㎜로 기록적 강우량을 보였다.
반면 같은 경기남부의 인접지역에서는 같은 기간에 평택 12㎜,송탄 24㎜,화성 26㎜ 정도로 강우량이 적었다.
이같은 강우양상은 충청이북에서 장마기간내내 되풀이된 것으로 지난 17일 새벽에는 충북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제천에 1백18.5㎜의 많은 비가 쏟아졌으나 인접한 보은에는 3.7㎜,청주에는 4.6㎜의 보슬비가 내린 정도였다.
1백㎜ 이상의 국지호우는 지난 16일 부산에 시간당 74㎜,하루 1백94㎜를 퍼부어 피해를 내는 등 벌써 10여차례나 벌어졌다.
문제는 이처럼 10∼30㎞ 반경에 비가 집중될 경우 기상청의 국지예보능력이 미치지못해 피해를 예방키가 힘들다는 점.
이번 경기남부의 폭우도 기상청은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21일 상오11시 중부지역에 50㎜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가 강우량이 이미 1백30㎜를 넘어선 뒤에야 호우주의보(통보기준 강우량 1백㎜)를 내렸다.
기상학적으로 장마는 「해양성 열대기단(북태평양기단)과 한랭기단(오호츠크해기단) 사이의 정체전선에서 오랫동안 자주 오는 비」로 정의되고 있다.
그러나 올 장마의 경우 남부를 제외하고는 비가 오는날이 적고 강우성질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성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대부분.
박용대 기상청장은 『예년처럼 장마전선 주변의 구름대를 따라 광범위하게 비가 내리지 않고 지형특성과 기류에 따라 불규칙하게 호우가 집중돼 기상예보에 어려움이 많다』며 『복잡한 한반도 지형때문에 반경 20㎞이내 국지 강우예보는 현기술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원인◁
기상청은 이같은 이상 장마의 원인을 『경기남부·충청북부지역이 발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든데다 고온다습한 남서기류가 몰려들어 일시적으로 대기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라며 『장마형태 자체가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사실 ▲장마가 남부지방으로부터 시작된 점 ▲기간이 30∼35일가량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 ▲총강수량이 4백∼5백㎜ 수준인 점 등 장기 예보수치상 올 장마는 「정상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부지방의 경우 지난달 28일 장마시작후 강수일수가 40%에도 못미치는데도 단기간 집중호우가 계속돼 심상치않은 이상기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은 지난 3월의 이상폭설,5월의 호우 등으로 장마기간에 국한되지 않고 최근 수년간 되풀이 되고있어 이번 장마이변도 장마전선이외의 요인으로 일어난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종덕 예보관리과장은 『비나 눈이 왔다하면 1백㎜ 또는 10㎝ 이상 집중적으로 퍼부어지는 기상형태가 되풀이 돼왔다』며 『지구온난화,도시화,필리핀 화산폭발 등 외부요인의 영향분석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 및 대책◁
기상청은 올 장마가 당초 예상보다 3∼4일가량 늦은 28일께까지 계속되며 1∼2차례 중부지역에 집중호우가 더 닥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중북부와 압록강지역을 오르내리고 있는 장마전선은 간간이 남하하면서 주로 충청이북지역에 비를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25일께 장마가 한때 소강상태를 보인뒤 26일부터 차차 흐려져 주말까지 많은 비가 오겠으나 남부지방은 25일이후 장마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학계에서는 새로운 장마형태에 대비키위해 무인기상관측 시설망의 확대,각 지방 관측·측후소와 시·군·구단위 자치단체의 연락망 확충 등에 힘써야 할때라고 지적하고 있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