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목표」따라 결집…향후정국 변수로/신계보정치(한국일보 월요포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목표」따라 결집…향후정국 변수로/신계보정치(한국일보 월요포럼)

입력
1991.07.22 00:00
0 0

◎3파 대권노리며 민정계 「축」 모색/여/자금·조직 확대… 「목소리」 찾기 주력/야/후계 가시화·야권통합땐 갈등­활기 예상6공 후반기들어 3당 합당과 후계 구도설정이라는 여권내의 사정과 야권통합을 고리로한 야권내의 원심작용에 힘입어 정치인들의 이합집산 현상이 두르러지고 있다. 민자당에는 민정·민주·공화라는 3계파가 엄존하고 있고 신민당은 정치발전연구회가 계보를 선언했으며 민주당도 비주류가 엄연히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과거 야당에서 볼수 있었던 신계보 정치시대가 오고 있는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것이 무리만은 아닌것 같다. 이 경우 유의해야할 대목은 계보정치가 지니고 있는 파당성이라는 부정적 측면과 당내 여론의 활성화와 체질강화라는 긍정적 측면을 함께 살피는 일일 것이다.

▷태동배경◁

6공 정치의 계보형성은 3당 합당에서 그 계기를 찾는다. 여소야대 4당 체제에서는 각 당이 총재 1인 중심으로 운영돼 계보가 숨쉴 여유가 없었다. 3당 합당이되자 민자당은 「한지붕 세가족」이 되며 자연스럽게 계보가 형성,당내분과 내각제 파동을 거치면서 계보간의 이해가 첨예화 됐고 후계자 선정이 다가오자 기존 계보의 질적 변화조짐까지를 보이고 있다.

야당의 경우는 3당 합당에 대한 반작용인 야권통합이 계보 태동의 원인을 제공했다.

신민당의 서명파 의원들은 정발연을 발족시켰고 민주당의 비주류들은 「정치개혁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이들의 요구는 야권통합은 물론 당체질 개선과 당내 민주화,당문호 개방요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계보정치가 원래 야당의 전유물이다시피 했지만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일사불란할 수밖에 없는 여당에서 오히려 계보정치가 더 구체성을 띠어가고 있다는 점은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다.

▷여당의 계보◁

○…6공 들어 민정당은 여전히 총재중심 체제로 당운영이 이뤄졌으나 간간이 일부 중진의원을 중심으로한 친소관계에 따라 세의 움직임이 있었던것도 사실이다. 즉 13대 국회 초기 정호용의원과 박철언의원이 일정세를 구축하는듯 했다.

정씨는 지난 89년 12월 의원직 사퇴직전 자신의 「의원직 사퇴반대」를 지지하는 이른바 40여명의 서명파를 규합했고,박의원은 월계수회 멤버 20여명을 이끌었다.

정씨의 서명파 의원들은 엄격히 말해 계보라고는 볼수없으나 박의원이 주도한 월계수회는 사실상 총재의 묵인아래 형성된 계보였다고 할수있다.

때문에 월계수회는 여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계보정치」를 형성해 갔으나 또 다른 측면에선 당내 갈등과 알력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당내질서는 3당 합당으로 자연스럽게 3대 계보가 생겨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민정계는 1백28명의 의원이,민주계는 YS중심으로 54명의 의원이,공화계는 33명의 소속의원이 JP중심으로 계보를 이루게 된것이다.

그러나 민주계는 박태준 최고위원이 「관리자역」을 맡고 있으나 박최고위원 중심보다는 다양한 소그룹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특히 민정계의 경우 YS·JP 같은 「현장지휘관」이 없기 때문에 구심력을 잃은채 몇갈래로 갈려져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후계구도 문제와 관련,자유경선 원칙을 표방하고 있는 「순수 민정계」 그룹이 있는가하면 「대안부재론」 「YS대세론」 을 지지하고 있는 「신민주계」 등이 공존하고 있다.

○…자유 경선원칙을 주창하고 있는 그룹은 이종찬의원 중심의 「신정치그룹」과 민정계내의 상당수 중진 및 소장파의원·원외인사들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특정인사 중심으로 계보를 형성한것은 아니며 어느 누구를 민정계의 대표주자로 모색하자고 의견접근을 이룬것도 아니다.

민정계 의원들을 계보별로 분류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특정인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몇개 그룹에 중첩돼 있는 인사가 적지않아 야당계보보다는 결집력이 약하다.

박최고위원은 민정계 상당수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정석모·이도선·이동진·오한구·이진우·이상득·이정무·김종곤·김인기·이광로·최재욱의원 등과 「지근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종찬의원은 표면상 드러난 지지인사는 적은 편이나 심정적 지지자 및 「유사시」 세를 몰아줄 「잠복지지층」이 두터운것이 특색이다. 신정치 그룹의 이자헌·심명보·이치호·오유방·김현욱·신상식·장경우·김중위·이상하의원과 김기배·이기빈·임인규의원 등과 유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도권 및 호남권외 인사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이 지난 4월 고문직을 사퇴한 월계수회는 그동안 표면적인 활동은 자제하고 있으나 수면아래에서의 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즉 강재섭·이재광·나창주·박승재·이긍규·조영장·김길홍·김정길·김인영·신영순·이상회·최운지·이진영·권달수·박지원·이영문·양경자·안영기의원 등 20여명은 박장관의 향후거취 여부에 관계없이 계보활동을 하고 있으며 후계결정 방식에 자유경선 원칙을 지지하고 있다.

이밖에 이춘구의원은 김태호·조경목·홍희표·이해구·이응선의원 등과 소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며 김윤환총장은 황병우·정창화·함종한·권해옥·정동호·박희태·신경식의원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당내에선 「허주계」(허주는 김총장 아호)로 불리고 있다.

최근들어 민정계 일부에서 「YS대세론」을 지지하며 YS와 독특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른바 「신민주계」 그룹이 새로이 형성되고 있다.

이들은 김윤환 총장·김종호 총무·박희태 대변인 등 일부 당작자와 남재희·서정화·김용태·정창화·정순덕·안병규·이민섭·김종기·황병우·최운지·김일윤·김근수·권해옥·정동호·신경식의원 등 20여명선에 이르고 있다.

▷야당의 계보◁

야권의 다양한 결사체들중 계보로서 분류할수 있는 경우는 신민당의 「정치발전연구회」와 민주당의 「정치개혁추진협의회」 등이다.

이에 비해 신민당의 평민연·민헌연·신민연 등은 구성원들의 입당전 동지관계를 기초로한 모임들이다. 그러나 이들도 주위여건과 당내 역학구조의 변동추이에 따라 언제든지 계보화할 수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야권내 단체들은 과거 야당의 계보들과는 조직과 운영 등의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이전의 계보들은 지역·인물·자금중심의 보스 정치를 기초로 형성된 것이었다. 이에비해 현재의 계보는 「이념과 정책」을 공통 분모로 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예정에 비해 계보원간의 결속력이나 상하관계가 훨씬 약하다.

계보의 당권 참여 정도나 당운영 과정에서의 의사반영 정도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미미하다.

신민당의 정발연은 당내 야권통합서명파 의원들이 광역선거에서의 패배를 계기로 결성했다.

조윤형 국회부의장과 노승환 최고위원(회장) 정대철의원(간사장) 박실·이형배·김득수·김덕규·이상수·김종완의원과 한영수·오홍석·유용근·장충준·정진길 전의원 등이 중심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순수한 「이념과 정책중심의 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또 이념으로 「단기적으로는 야권통합,장기적으로는 당내개혁」을 제시하고 있다.

정발연은 계보를 선언하면서 『당운영 과정에서의 일정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위원 경선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 소집,14대 총선에서의 공천권 지분요구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발연은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개설,2명의 전임 연구위원을 두는가하면 독자적인 규약도 마련,일단 계보로서의 외양은 갖추어 놓았다. 또 원외위원장 30여명을 이미 회원으로 확보했으며 『추가로 일부 원외위원장과 중앙당 부장·차장급,광역선거 출마자들이 가입의사를 밝혀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조직과 인적 구성면에서 계보로서의 조직을 어느 정도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정발연에 가로놓인 최대의 과제는 「자금과 결속」의 문제다. 여기에 『구성원간의 이념적 편차를 줄이고 정치적인 동질화를 이뤄 단결력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라는게 정발연측의 고백이다.

민주당계의 「정치개혁추진협의회」는 독자 계보라기 보다는 비주류의 임시결사체라는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들 역시 광역선거 패배 직후 이기택 총재의 2선후퇴와 야권통합을 내걸고 결성했다. 김현규·박찬종 부총재와 홍사덕 목효상 명화섭 송천영 전의원 등 정무위원 10여명이 주축이다.

이 단체는 현재 주류측과 「통특위」 결성을 매개로 평화기간을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통특위」의 활동시한인 8월말을 넘기고 난뒤에는 본격적인 비주류계보로서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향후전망◁

○…민자당은 당분간 3대 계보가 일정세를 유지하되 향후정국 향방과 노대통령의 의중을 탐색해가면서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일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가을 정국」의 최대변수로 예상되는 후계구도 설정과 내각제 개헌 공론화 여부,이에따른 여권 핵심부와 야권과의 신기류 등을 놓고 3대 계보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세의 부침이 불가피할것 같다.

더욱이 후계구도·총선시기·선거구제 변경 등 첨예한 현안이 올 가응 정국에서 쉴새없이 분출할것으로 보여 계보간의 갈등 노출은 물론,계보 내부의 이합집산도 예고되고 있다.

○…야권에서의 계보정치의 성쇠는 향후 야권통합 운동의 전개양상 및 14대 총선결과 등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볼수 있다.

만일 야권통합이 성사돼 단일 야당이 등장한다면 기존 신민·민주당과 재야 등으로 구분되는 계보정치가 활발히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비해 야권통합이 이뤄지지 않은채 14대 총선을 치르면 그 결과에 따라 내부에서 활발한 원심작용이 계보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많다.

현재는 친목단체,연구서클 등의 성격으로 잠복돼 있는 각종 집단들이 당내 정치에 의욕적으로 참여할 것이기 때문이다.<조명구·신효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