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통령 직선 대비/정권기반 재구축 노려【동경=문창재특파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올해안에 공산당 서기장직을 사임할것이라고 요미우리(독매) 신문이 20일 소련공산당 중앙위 간부의 말을 인용,보도했다.★관련기사 참조
이는 공산당에 의한 행정지배를 단념,각 세력으로부터 균형있는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있는 연방 대통령 직선을 겨냥한것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한편 소련 공산당 지도부는 이달 25일 열리는 당중앙위 총회에 제출한 새로운 당강령안을 마련했는데,이 문서는 공산당 창설이래의 조직원칙인 「민주집중제」를 삭제하고 「의회주의당」임을 명시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7개 선진국 정상회담에 참석해 각국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은것을 배경으로 정권기반을 재구축하기 위해 공산당의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보도했다.
새로운 당강령은 25일 총회에서 승인된후 당대회의 토의에 부쳐지게 되는데,고르바초프의 노선에 반대하는 공산당 보수세력을 비롯해 1백만명 정도의 탈당이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소 당정분리 멀지 않았다/정치개혁 최종단계… 고르비 결단이 변수/당영향력 아직 막강해 완전 결별은 힘들듯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을 통해 소련을 세계 경제체제에 편입시키는데 성공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다음 목표는 자신의 서기장직 사임을 포함한 공산당의 개혁인가.
고르바초프의 당서기장직 사임문제는 당·정분리의 구체적 실현이라는 의미에서 대통령제 도입이후 끊임없이 제기돼왔으나 번번이 실현되지는 못했다. 그런데 정치개혁의 최종단계로 볼수 있는 고르바초프의 당서기장직 사임문제가 오는 25일의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또 다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재론하기 시작한것은 고르바초프 자신이었다. 고르바초프는 19일 영국 ITN TV와의 회견에서 비공산계 대통령이 소련을 통치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미 비공산당계 인물들이 개별공화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지적하며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과거 공산당에 속해 있었던 인물』이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고르바초프의 이같은 발언은 내년 상반기중에 실시가 예상되는 연방 대통령직선에서 그가 공산당과의 결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서기장직을 사임한뒤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모스크바시당 제1서기이며 당정치국원인 유리·프로코피에프도 고르바초프가 영국 언론과 회견을 하던 같은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올 가을 당서기장직을 사임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당쇄신을 전제로 올해말 개최 예정인 임시당 대회에서 공산당 서기장직의 사임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르바초프의 사임가능성을 시사하는 이같은 일련의 보도는 그동안 지체됐던 소련 공산당의 근본적 개혁이 마침내 결행될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완벽한 당·정분리의 구현을 위해서는 고르바초프가 공산당 서기장직을 떠나는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그동안 고르비의 서기장직 사임이 실현되지 않은 것은 공산당 자체가 여전히 소련 권력의 원천이기 때문이었다. 공산당이 국민으로부터 배척받고 각종 투표도 이를 입증했지만 군,KGB 그리고 각종 정부조직에서의 공산당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했던 것이다. 대통령제를 도입한후인 지난해 7월 개최된 공산당 특별 당대회에서 고르바초프가 서기장직을 사임하지 않았던 이유도,또한 지난 4월25일 중앙위 총회에서 서기장 사임의사를 표명했다가 철회한 것도 공산당의 이러한 현실적인 힘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발전은 지체됐던 당의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할 의욕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6월12일 실시된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산당은 16.7%의 지지밖에 얻지못했다. 반면 셰바르드나제를 중심으로한 신당 결성 움직임도 그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실은 날이 갈수록 공산당이 실질적인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증거로 볼수 있다. 국민의 지지를 잃고,인재가 속속 빠져나가며 또한 당원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산당이 보유하고 있는 물리적 힘은 별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번 당중앙위 총회에서 공산당은 「민주집중제」라는 창당이후의 조직원리를 폐기하고 의회주의 정당으로 탈바꿈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거론되고 있는 고르바초프의 당서기장 사임시사는 효율적인 국가운영을 위해 폐기하고자 했던 「국가=당」이라는 등식이 마침내 깨어질 단계가 멀지않았음을 알려주는 것이다.<유동희기자>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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