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일본간에 때아닌 개미논쟁이 붙었다. 프랑스의 크레송 총리는 16일 미국 ABC·TV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사람은 작은 아파트에 살며 개미처럼 일만하고 유럽을 먹이로 삼으려 한다』고 반일 개미론을 쏘아 올렸다. 그렇지 않아도 이 여총리가 취임후 대일본 공격을 계속해 감정이 상해있던 일본사람들이 이에 발끈하고 있는데,크레송 총리는 이도 부족한듯 『개미처럼 사는 일본사람에 비해 프랑스 사람은 사회보장속에서 바캉스도 즐기며 인간처럼 산다』고 자랑했다.이같은 내용을 전해들은 사카모토(판본) 일본 관방장관은 『개미가 베짱이 보다 낫다는 것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라고 응수,두나라사이에 우화로만 웃어넘길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가깝고도,그 존재를 잊기쉬운 개미는 근면·협동·저축의 상징이다. 이에 관한한 역시 우리와 가깝고도 먼 일본사람도 뒤지지 않는다.
세계의 육상동물을 모두 저울대위에 올려놓으면 그 무게의 10%는 개미가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면 모두 놀랄 것이다. 「인간개미」의 나라 일본의 GNP(89년)가 전세계의 13.6%를 점유한다는 사실에도 역시 놀랄 것이다. 평생을 개미연구에 바친 하버드대학의 에드워드·윌슨박사와 버트·홀더불러박사는 최근 내놓은 「개미의 사회학」이란 연구서에서 이같은 사실과 함께 신기한 개미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개미는 지구 대부분의 흙을 뒤엎어 땅을 기름지게 하고 물이 잘빠지며 공기가 잘통하게 한다. 작은 동물의 시체 90%를 먹어치우는 청소부이기도 하다. 윌슨박사는 개미가 사라지면 생태계의 대부분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개미」의 나라 일본의 성공이 근면함과 검소함에 있듯이 개미의 성공도 근면함과 섹스를 즐기지 않는 금욕에 있다. 일개미는 번식을 하지않고 부지런히 일하고 집을 잘지켜 여왕개미가 왕성하게 번식을 하도록 한다.
일본사람들이 개인보다 집단행위에 강하다고 흔히 일컫어지듯 개미도 이 점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개미는 완벽한 집단행동으로 맡은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는데,이는 화학적 언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보통 개미집단은 12가지의 신호를 사용한다. 이의 전달방법은 몸의 여러선에서 페로몬(유인물질)을 땅위에 분비한다. 이것이 공기를 통해 펴져나가면 다른 개미들이 이를 감지한다.
개미는 종류도 집단도 많아 우리가 알고있듯이 그렇게 긍정적인 면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사회와 다를것이 없다. 히포크리네아종의 개미처럼 축산을해 자급자족하는 개미도 있다. 이 개미는 인간의 일부종족처럼 유목생활을 한다. 이들은 나무를 따라 이동하며 수액을 빨아먹고 사는 쥐똥나무벌레 형태의 「가축」을 키운다. 개미는 이 벌레의 똥을 먹는다.
이와달리 아마존의 개미들은 노예개미를 많이 거느리고 놀기만 해 집을 지을줄도,새끼를 키울줄도 모르고 자기의 먹이조차 구하지 못한다. 급하면 노예개미에게 먹이를 구걸해 베쨩이 뺨을 친다. 개미를 협동의 한 상징으로 떠올리지만 이처럼 개미의 「협동」은 기생관계로 전락하고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노예로 만들거나 수탈하는 일이 흔하다. 이것이 개미의 일반적인 모습일지도 모른다.
크레송 총리가 반일 개미론을 들고나온 것도 「개미의 협동」 즉 경제협력을 앞세운 일본의 무차별 시장공격에 그 원인이 있다. 현재 전세계가 이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동북·동남아시아는 개미가 키우는 쥐똥나무벌레 즉 일본의 문전옥답으로 변해가고 있다. 협력관계가 기생관계로 전락해가고 있는 것이다. 크레송총리의 개미론은 이런 의미에서 씹을 맛이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