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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경제블록화 사전정치/1차 라틴정상회담 개최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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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경제블록화 사전정치/1차 라틴정상회담 개최의미

입력
199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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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국 초대형… 「북미시장」 연계 주목/쿠바 미주기구 복귀도 주의제멕시코 과달라하라시에서 18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베리아­아메리카 정상회담은 경제블록화 중남미 부흥 쿠바문제 등과 관련해 세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참가국만해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이베리아반도의 유럽국과 중남미 19개국으로 맘모스급인데다 1차회담이란 점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멕시코의 카톨로스·살리나스 대통령이 지난 88년 12월 취임 이후부터 줄곧 노력해 성사시킨 이번 회담은 크게 세가지 주요 이슈를 다루고 있다. 첫째가 스페인·포르트갈과 중남미국간의 새로운 관계정립이고 둘째가 중남미 경제통합방안 그리고 셋째가 쿠바의 위상정립 문제이다.

우선 과거 중남미 지배국이었던 스페인 및 포르투갈과 중남미 국가들이 앙금을 씻고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모색하자는데 회담의 일차적이고 공식적인 목표이다.

특히 오는 92년말로 예정된 유럽공동체(EC) 단일화시장이 현실화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중남미와 여러 채널을 유지해온 스페인 등이 대중남미 단독 플레이를 할수 없게 된다는 점도 회담성사의 한 배경이 됐다. 다시말해 스페인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유럽과 미주경제 사이에서 양측의 이해와 교류를 증진시키는 「거간꾼」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회담이 이처럼 공식적으로는 참가국간 협력을 다지자는 「선언적」 차원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이루어질 경제통합시도는 회담의 격을 한껏 높여주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회담전부터 경제통합 작업을 밀도있게 전개해왔다.

코노수르(남미남부) 4국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는 지난 3월말 오는 95년부터 공동시장을 만들자는 「아순시온협정」에 서명했으며 멕시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4월3일 94년을 목표로 자유무역지대 설치에 합의했다.

특히 미 의회나 지난 5월23일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잇는 「북미 자유무역시장」을 허용하는 신속처리 권한을 가결함으로써 경제블록화가 전미주 지역으로 넓혀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중남미국의 소블록화 움직임과 미국이 대블록화 추구 등이 이해관계의 차이때문에 상충되는 경우가 생겨 중남미전체 차원에서 이를 조정할 필요가 생겼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소블록 형성과정에서 생기는 불협화음을 조절하고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내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고 볼수 있다.

중남미 국가들이 독자적인 경제블록을 형성할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적 시각이 혼재하고 있다.

만약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남미가 수년내 단일경제권을 형성하고 나아가 북미지역과 연계될 경우 대미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의 또다른 주요 이슈는 쿠바문제이다. 피델·카스트로 쿠바국가 평의회 의장은 이례적으로 이번 회담에 참석해 그동안 단절돼있던 쿠바와 남미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외교역의 85% 이상을 점하고 있던 소련과 동구가 무역결제를 달러화로 해달라고 요구하고 원조마저 중단해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고 있는 쿠바가 인접국가들이 추구하는 「경제블록 쌓기」에 참가하려는 적극성을 보여 관심을 끈다.

지난 62년 미국과의 관계악화 이후 쿠바와 손을 끊었던 중남미국가도 엘살바도르와 파나마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화해무드의 세계질서에 발맞춰 쿠바를 미주기구(OAS) 회원국으로 다시 받아들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다수 국가들이 그 전제로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요구하고 있고 카스트로는 여전히 「사회주의 고수」를 천명하고 있어 쿠바의 경제난 해결에 장애요인으로 남아있다.

이처럼 이번 회담은 중남미 국가들이 유럽과 북미 그리고 아시아지역의 경제블록화에 대한 공동의 해결책을 구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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