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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세진 일본/문창재 동경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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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세진 일본/문창재 동경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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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후(해부)인가,사이후(재포)인가』일본 총리(해부준수)는 서방선진국 정상들과 만나면 말은 별로 못하고 「사이후」(돈지갑)만 열고 돌아온다는 뜻으로 일본 지식인들이 빈정대는 말이다.

그런데 이번 회담에서는 사정이 좀 달라진듯하다. 18일 런던에서 폐막된 7개 선진국 정상회담(G7)에 참석한 가이후 총리가 제법 발언권을 행사했다는 평가이다.

일본 외무성은 16일의 정치선언 내용에 대해 『중요한 포인트에서 일본의 주장이 올바르게 채택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의 최대 초점이었던 소련 지원문제에 대해 일본이 소련 신사고 외교의 「지구 규모 적용」을 제창,각국의 찬동을 얻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신사고외교 필요성을 강조했음을 자랑한 것이다.

또 의장성명중 『북방 영토문제 해결을 포함한 일·소관계 정상화가 바람직하다』는 내용과,중국의 고립화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명문화된것도 일본의 입김이었다고 자부한다. 북한의 핵사찰 거부에 대한 우려를 성명에 포함시킨것도 일본과 미국의 작용이었다.

가이후 총리는 현지 회견에서 『올 가을 유엔총회때 무기이전 등록제를 영국과 공동제안 하겠다』면서 자신이 제의한 무기 거래의 유엔 등록제가 이번 경제 선언에서 채택된데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말이나 일본 정부의 평가대로 알본이 이번 회담에서 전에 없던 비중을 차지한것은 사실인것 같다. 세계의 중대사를 논의하는 최고지도자 회의에 유색인종의 유일한 대표로 참석하는 것만도 영광일 것이다.

하물며 선언이나 성명에 입김을 미쳤으니 자부심을 가질만 할것이다. 마침 일본인들은 프랑스의 독설가 크레송 총리가 자신들을 「황색의 꼬마들」이라고 또 다시 욕하고 나선데 대해 심사가 뒤틀려 있었던 참이었다.

서방 선진국 지도자들이 일본 총리를 불청객처럼 대하던 관례를 깨고 예우를 해준것은 말할것도 없이 일본의 경제력 때문이다.

7개 선진국 가운데 경상수지가 흑자인 나라는 일본뿐이다. 독일도 막대한 통일 경비 염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대소 지원,세계 경기의 견인차 역할 등에 소요되는 돈은 「가이후의 사이후」밖에 기댈곳이 없는 형편이다.

이같은 배경을 간파한 일본 신문들은 일본이 큰 짐을 또 하나 떠맡았다고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차피 지잡을 열지 않을수 없는 입장이라면 대우를 받아가며 여는것이 훨씬 유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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