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로 남아 전문경영인 지배 가능한보그룹의 제3자 인수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채 정태수회장 일가의 경영퇴진 절차만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한보특혜시비가 마무리될 전망이어서 의혹을 더해 주고있다.
한보특혜시비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정부와 시중은행,한보그룹 등 3자가 내용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정회장 가의 형식적 경영퇴진이라는 공동안을 제시,한보그룹을 존속시킨다는데는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한보그룹의 대응방식이 같다는 것은 정부의 한보살리기 특혜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대목. 한보그룹의 대응을 보면 정회장의 집행유예 석방이후 특혜시비가 다시 거세게 일자 정회장이 수서사태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밝혔다. 정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그룹회장에 전문경영인을 새로 영입,회사를 꾸려가겠다는 입장이었다.
한보그룹은 인선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정회장이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도 정회장의 경영일선퇴진 구상을 갖고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정회장의 퇴진만으로는 사회적인 특혜시비를 가라앉히기 어렵다고 보고 현재경영에 참가하고 있는 아들 3형제 등 정회장 일가를 모두 경영에서 물러나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한보그룹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됨으로써 특혜시비를 잠재울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것 같다. 정부는 한보그룹의 거래은행을 통해 한보측에 이같은 구도를 권유할 예정이다.
따서 현재로서는 정부와 한보그룹이 의견 차이때문에 다소간의 갈등을 겪는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정회장 한사람이냐 아니면 그 일가 모두를 물러나게 하느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금융계에서는 정회장의 지배적 대주주로서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상태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봤자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애당초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원래 주식분산을 통해 특정한 대주주가 경영에 간섭하는 것을 배제하자는 것인데 정회장이 대주주로 남아있는 한 대주주로서의 인사권을 통해 전문경영인의 지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회장 가의 경영권 배제조치는 비록 실현이 되더라도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며 진정한 의미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해당되는게 아니라고 금융계에서는 보고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과거 부실기업관리시 지배적 대주주를 경영에서 배제한 사례가 많이 있었으나 결국은 회사의 소유와 경영권이 모두 대주주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정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문제는 이제 시간문제만 남았다. 한보측에서 독자적으로 어느선까지 경영에서 물러날 것인가를 먼저 밝힐수도 있고 이것이 늦어질 경우 정부의 입장이 거래은행을 통해 전달돼 어떤 방식으로든지 정회장,혹은 아들들까지 퇴진하는 방안을 스스로 밝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이와같은 수습방안을 제시하는것 자체가 한보그룹에 대한 정부의 특혜를 결정적으로 확인해 주는 셈이다. 아무리 특혜시비가 일더라도 한보의 기업경영이 어렵게 되지않도록 은행이 자금을 지원해주고 또 제3자 인수가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나서서 미봉책을 마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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