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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산 폭발로 「클라크」 포기/미군기지 협상타결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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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산 폭발로 「클라크」 포기/미군기지 협상타결 안팎

입력
1991.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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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수비크만 임대료 징수 국가위신 다소회복미국과 필리핀 양국은 내년 9월까지 클라크 미 공군기지를 필리핀에 반환하고 수비크만 해군기지는 향후 10년간 재임키로 합의함으로써 1년이상 끌어온 미비 기지사용 협상을 일단락 지었다.

리처드·아미티지 미 대표와 라울·망글라푸스 필리핀 외무장관은 현 기지사용 협상만료일을 두달가량 앞둔 17일 공동성명을 통해 양측의 합의사항을 밝히면서 새 기지사용협정안의 세부내용을 공개했다.

이에따라 미국측은 새 기지사용협정이 정식발효될 경우 기지사용료로 내년에는 3억6천만달러를,93년부터는 매년 2억3백만달러를 필리핀측에 지불해야 하는 「세입자」 로 변모해 버렸다.

미국과 필리핀간에 합의된 새 기지사용협정안은 동남아지역에서의 전략거점 확보와 경제적 반대급부라는 서로의 속셈과 계산이 맞물린 최대현안으로서 향후의 양국관계뿐 아니라 아태지역의 역학관계 및 한국을 비롯한 해외주둔 미군기지 처리문제 등에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즉 미국은 피나투보 화산폭발로 치명적 피해를 입은 클라크 공군기지를 필리핀에 넘겨주는 대신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해상수송로 확보에 필수적인 수비크만 해군기지를 10년더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아시아지역에 대한 미국의 기득권과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길을텄다.

물론 세계최대규모의 해외주둔 미군기지인 클라크 공군기지를 폐쇄함으로써 중국과 일본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화하는 등 새로운 불안요소가 생겨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사실 미국측은 미 공군기의 전방배치전략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충인 클라크 공군기지에 대해 협상막바지까지 애착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측은 지난 6월 중순부터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한 인근 피나투보 화산의 분진으로 기지사용이 거의 불가능해지자 과감하게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딕·체니 미 국방장관은 이에대해 『클라크 공군기지는 화산 피해를 복구하는데만 수십억달러가 수요될 전망』이라며 『우리가 다시 클라크기지로 돌아가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못된다』고 잘라 말했다.

기지사용협상을 둘러싼 미비당국간의 줄다리기는 일단락됐지만 필리핀 의회가 새기지사용 협상안을 승인할지의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라울·라베 필리핀정부측 대변인은 새기지사용협정안을 오는 22일 개회될 상원에 우선적으로 상정해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아키노정부에 적지 않은 짐이 될것으로 보인다.

1898년 미국의 식민지로 전략했다가 46년 독립한 필리핀은 47년 클라크기지와 수비크만기지 및 기타 소규모 기지들을 99년동안 미국에 무상으로 빌려주는 「불평등조약」을 감수했다.

그러나 필리핀은 59년부터 기지반환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 온 끝에 내년부터 미군기지를 돌려받거나 임대료를 징수하게 됨으로써 그동안 실추됐던 국가의 위신을 다소나마 회복할 수 있게 됐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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