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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냉전시대 군비경쟁 종식/「전략 핵감축」과 미·소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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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냉전시대 군비경쟁 종식/「전략 핵감축」과 미·소 정상회담

입력
1991.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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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경원기대 대폭양보/핵전 위협덜기 첫걸음/영·불·중 가세땐 본격 「핵감축」 돌입할듯【워싱턴=정일화특파원】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30일 모스크바를 이틀간 방문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첫 미소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지난 40년간 지속돼온 동서냉전 시대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완전종식을 고하게됐다.

부시대통령은 17일 회견에서 『비록 미소 양국은 아직 핵미사일을 서로 겨누고 있지만 이미 우호관계는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이것은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이 즐겨쓰던 「악의 제국」 증후군은 물러갔다고 부시 대통령은 선언했다.

이 회담에서는 미소 양측이 10년 가까이 끌어오던 전략무기 제한협정(START)이 공식서명되고,소련은 대신 그들의 개혁정책에 필요한 미국의 경제지원을 얻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그의 개혁정책이후 끊임없이 서방의 경제지원내지 투자유입을 호소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서방측의 이렇다할 지원이나 투자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

시베리아 개발문제만 보더라도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무진장한 자원을 안고있는 시베리아를 온통 국제개발 지역으로 내놓고 있지만 일본,미국 등은 탐색팀만 보내고 있을뿐 어느누구도 직접 대규모 투자를 하거나 소련측에 본격적인 기술지원을 하지않고 있는상태이다.

한국기업의 벌목사업 정도가 확실한 투자일정도에 불과하다.

부시대통령은 소련에 대해 적어도 에너지개발을 위한 기술지원은 보장하겠다고 말해왔다. 만일 부시 대통령이 이번 미소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개발 등의 구체적 기술지원에 서명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선린관계를 다짐한다면 연락사무소만 둔채 소련투자를 꺼리고 있는 미·일 등의 기업들중 상당수가 직접투자에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 모스크바 미소 정상회담은 결국 소련의 신용을 높여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START의 타결은 부시 대통령을 모스크바에 초대하기위한 소련의 적극적 외교자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외무장관의 4일간에 걸친 미국 방문을 통해 타결된 START는 다분히 미국의 주장쪽으로 기울어져 있기때문이다.

전략무기 제한협상은 레이건대통령 당시인 1982년에 양국의 핵무기를 50%선까지 감축하자는 취지로 처음 시작된 이래 그동안 그 감축방법을 두고 10년 가까이 실랑이를 벌여왔다.

이번에 타결된 내용은 현존 핵무기를 약 30%씩 감축하며 이를 향후 7년 이내에 실시하고 조약효력기간은 15년으로 한다고 돼있다. 감축된 핵무기 폐기하는 것이 아니고 창고에 보관하며 이를 상호검사하기로 했다.

START 협정내용은 너무 기술적인데다가 그 내용이 아직 확실히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나오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몇가지 부문에서는 소련의 양보가 미국쪽보다 컸다는 것은 확실하다.

첫째는 미국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느 해상발사순항 미사일(SLCM)은 START 협정에서 제외돼 미군은 대이라크 전에서 보여준것 같은 막강한 해상공격력에 핵을 제한없이 장착할 수 있게 했으며 역시 미국이 우위를 갖고있는 중폭격기의 핵공격 능력에도 느슨한 규제조항을 두고있다.

미국 중폭격기는 20기의 공중발사 순항미사일(ALCM)을 장착할 수 있으나 소련의 중폭격기는 이를 12개만 장착할 수 있도록 돼있다.

둘째는 핵탄두감축수에서도 미국이 유리하게 돼있다. 미국은 대륙간 핵탄두수를 현재의 1만2천개에서 1만4백개로 줄이기로 돼있는 반면 소련은 현재의 1만1천개에서 8천개로 줄여야 한다.

셋째는 그동안 START 협상을 마지막까지 어렵게했던 신형미사일의 개념정립에도 약간 미국쪽의 주장이 더 반영됐다.

미국은 신형미사일은 총운반능력(몇톤의 무게까지 쏘아올릴 수 있는가의 성능)을 기존것보다 30%가 다르게 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대해 소련은 15%로 하자고 제안했다.

만일 새 미사일을 만드는 경우 기존미사일보다 운반톤수(thro­ugh­weight)를 30% 이상 변경해야 한다고 규정한다면 기존의 미사일을 약간 개조해서 쓰기가 어려워진다. 소련은 SS25같은 거대한 운반톤수의 미사일을 갖고 있으면서 여차하면 그 톤수에 맞춰 여러개의 핵탄두를 장착하려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소규모의 변형을 인정하지 않고 새 미사일은 반드시 30% 이상의 변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넷째는 정보처리자료의 교환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해상핵 실험을 주로 해 왔기 때문에 소련측은 미국의 핵실험 자료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신 소련은 대륙내에서 핵실험을해와 미국은 자료수집에 곤란을 겪었다. 이 문제에 대해 이번 협정은 상호간에 이해할 수 없는 핵실험 비밀코드는 그 수를 제한해 실시하기로 했다.

다섯째 미국이 상당한 수준까지 성공시켜 놓고 있는 전략방어구상(SDI) 문제를 이번 START에서는 일체 거론하지 않은것도 미국의 유리한 입장의 하나가 되고 있다.

START 협정은 『지금 핵전쟁을 일으키면 아무도 승리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뒤집어 놓을만한 내용을 담고있지 않다.

다만 핵감축으로 가는 첫단계라는 입장에서 의밀를 갖고 있을뿐이다.

아마도 부시 대통령은 모스크바정상회담을 통해 소련에 의미있는 경제적 지원을 함으로써 이 첫단계를 보다 본격적인 핵감축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핵보유국인 프랑스 영국 중국이 가세하게 되면 세계는 본격적인 핵감축시대로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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