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때는 지급보증 「철강」도 파급/보유부동산 일시에 팔기엔 무리한보그룹에 대한 특혜시비와 제3자 인수설 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보그룹의 앞날이 조만간 결정될 한보주택 법정관리 여부에 의해 판가름날 전망이다.
그동안 한보주택에 대한 법원의 법정관리 결정은 은연중에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한보주택에 대한 조사인단의 보고서가 회사의 갱생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의견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새로이 알려지고 있는데다 법원 역시 법정관리 여부를 아직 결정짓지못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한보주택의 법정관리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여전히 유동적인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올해초의 수서파문으로 인한 1차 파동이후 4개월여동안 은행의 자금지원과 철강업호황 덕분에 위기를 모면해온 한보그룹은 법정관리 여부에 의해 또한차례 사활의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법원이 순수하게 경제적 척도에 의해 판단했든,혹은 일반의 따가운 시선에 아랑곳없이 특혜적 조치를 취했든지간에 일단 법정관리 결정이 떨어지고 나면 한보그룹의 장래는 별 문제될게 없다.
한보주택의 빚이 은행 1천9억원,진성어음 1백40억원 등 1천1백50억원인데 이 채무액이 최소한 10년이상 동결돼 버리기 때문이다. 이자지급마저 유예되거나 심지어 아예 탕감된다.
이렇게 되면 한보철강은 한보주택의 채무에 대해 지급보증을 섰던 부담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한보철강은 자체적으로는 자생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 경우 위기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한보주택의 재무구조는 자본금 6백9억원을 다 까먹었을 뿐만 아니라 자본잠식규모가 2천95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보철강이나 탄광도 각각 1백79억원과 47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이다. 금융계에서는 이에 따라 한보주택의 회생가능성에 대해 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같은 부실상태를 감안해 법원이 한보주택의 회생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법정관리 기각결정을 내리게 되면 상황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당장 채무동결조치가 해제됨으로써 한보주택은 1천1백50억원의 빚을 갚아야 한다. 한보주택은 약간 남아있던 예금 등의 현금을 이미 빚갚는데 다 써버렸기 때문에 동원할 자금은 없는 상태.
은행 역시 추가자금지원은 할 상황이 아니므로 부도사태가 당연히 예상된다.
한보주택의 담보액은 6백95억원. 부동산의 담보가액은 대체로 시가보다는 낮게 평가돼 있지만 한보주택이 가양지구 땅등 덩치큰 부동산을 짧은 시간내에 기민하게 처분한다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따라서 은행들은 대출금에서 담보액을 뺀 3백14억원을 지급보증자인 한보철강에 요구하게 된다. 한보철강이 자체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어라도 3백억원 이상의 엄청난 자금결제 요구를 감당할 능력은 없다.
더구나 한보그룹이 앞으로 내야할 세금 2백50억∼3백억원을 감안하면 정부의 추가지원이 없을 경우 더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한보그룹의 총여신은 3천8백17억원. 이에대해 담보액은 3천5백19억원으로 담보부족액은 2백98억원이다.
이와같은 채무상태에서 법정관리가 기각돼 6백억원 가량의 자금을 결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한보측에서 치밀한 사전준비로 부동산을 일거에 팔아치우지 못하는한 부도사태와 그에 따른 제3자인수 회오리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법원의 법정관리 기각결정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지않다. 엄청난 특혜시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한보를 살리기위해 무리해가며 애를쓰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법원의 결정도 그런 맥락을 따르리라고 예단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보주택의 자본잠식 규모가 2천억원을 넘는 등 극심한 부실상태가 드러나는 상황에서 그러한 예단에 대한 법원의 응답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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