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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G7서 실속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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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G7서 실속 챙겼다

입력
199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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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준회원 가입등 대외거래 능력 확보/콜총리와 사전조율… “서방 설득에 성공” 평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런던 G7 정상회담을 통해 페레스트로이카의 대내외적 활로개척에 결정적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가 얻어낸 결실은 서방선진국들의 개혁지원 선언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회원 추천,민간투자 적극 유도 등 일견 대단찮은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정치 경제적으로 엄청난 상징성을 갖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이로써 소련의 경제개혁 과정을 서방경제에 연결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국내적으로는 자신의 개혁 플랜을 관철할수 있는 권위와 기반을 굳혔다.

또 대외적으로는 경제개혁의 장래에 대한 일종의 「보증」을 획득,서방세계와의 대외 거래 능력을 확보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평가는 우선 고르바초프가 서방선진국들의 모임에 초대돼 소련의 경제개혁 진로를 설명하고 지지를 얻은 사실 자체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곧 고르바초프가 여전히 소련 개혁의 향도이자 지휘자임을 서방 세계가 재확인,개혁의 진로를 둘러싼 국내의 저항 극복에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동시에 이는 IMF 특별회원 추천과 함께 소련을 서방경제 체제에 편입시키는 실로 획기적 조치로,개혁추진에 절실히 필요한 대외 신용획득 및 투자유치에 결정적 도움이 될것으로 관측된다.

고르바초프는 당초부터 이번 G7 정상회담을 개혁의 중대 승부처로 삼은듯하다.

그 배경은 고르바초프의 정치 경제개혁이 도약을 향한 중대고비에 서있기 때문이었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시장경제 도입범위와 속도 등 경제개혁의 방법론을 둘러싼 온건파와 급진세력간의 오랜 논란을 극복,개혁을 가속화할 채비를 갖췄다.

경제상황 또한 지난 겨울의 「공황」에서 탈출,식료품 공급이 이뤄지는 등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개월간 식량수입에 필요한 서방의 자금조달이 이뤄지면 가을부터 본격 회복이 가능할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정치분야에서도 옐친의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선출을 고비로 신연방 조약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 연방개편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셰바르드나제 전 외무장관 등 측근 세력들의 신당 조직을 통한 새로운 권력기반 확보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디 차이트지는 이같은 상황호전을 『고르바초프는 숲밖으로 난 작은 길에 섰다』고 표현했다.

어쨌든 이 상황에서 고르바초프가 「개혁의 대로」 진입을 위해 필요한것은 자신의 개혁노선과 장래에 대한 국내외의 새로운 신뢰확보였다.

이에따라 그는 서방 미디어의 집중조명을 받는 G7의 배타적 모임을 「개혁대로」 개척의 승부처로 설정,유례없이 「초대」를 자청하고 나섰다. 그리고 1천억달러 규모의 정부 재정지원 요구설을 흘려 G7 국가들을 당혹과 논쟁속에 몰고갔다.

소련 지원에 적극적인 독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G7 국가들은 고르바초프가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는 무대에서 특유의 「마력적」 호소력을 발휘,무대를 장악하고 서방국가들을 난처하게 만들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독일이 프랑스의 「형식적」 지원을 얻어 부산한 사전조정 외교를 편끝에 조건부 초청이 결정됐다. 그리고 그 초청 조건은 지난 5일 소우크라이나 공화국 수도 키예프에서 열린 콜­고르바초프간의 독·소 정상회담에서 전달됐다.

지난 8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지는 이 회담에서 콜총리는 G7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IMF 특별 준회원가입을 추천하고 소련의 에너지 산업 현대화 프로젝트 등에 서방 민간투자를 적극 유도하기로 한다는 등의 서방측 제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고르바초프가 이번에 얻은 IMF 특별회원 자격은 파격적인 것이다. 통상 가입에 전제되는 외환보유고,무역고 등 자격요인 심사를 제쳐두었고,정식 회원국에서 따르는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공개 의무가 없어 소련의 「체면」을 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예프 회담이 끝난뒤 콜총리와의 만찬에서 평소 주스만을 마시는 고르바초프는 보드카를 물컵에 가득 따라 단숨에 마시는 러시아식 건배를 거듭,대만족을 숨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 G7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프랑크푸르터 알게 마이네지는 『고르바초르가 진짜 노렸고 얻은것은 IMF가 아니라 서방세계의 여론 즉 잠재적 투자가들이다』고 규정했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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