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라크내 100곳 공습” 위협/핵사찰 결과 신통찮아/골프공 크기… 탐지곤란/모래속 목표·후세인 결사보복등 고민불과 6개월전만해도 국제사회의 최대 걱정거리는 사담·후세인과 그 휘하 1백만군대가 세계 총석유매장량중 5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후 훨씬 더 경악할 일이 드러났다. 만신창이가 돼 복수심에 불타는 후세인과 그의 군대가 가공할 핵폭탄을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악몽으로 끝났으면 좋을 이같은 우려는 점차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미국이 핵폭탄 제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라크내 시설물을 폭격하겠다고 위협한후 몇몇 이라크 관리들은 멀지않아 이라크가 핵폭탄보유국 대열에 합류할 능력이있음을 시인했다.
이라크가 유엔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29페이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는 이미 3개의 비밀 프로젝트를 통해 4파운드 이상의 농축우라늄을 개발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라크의 핵관련 시설물을 사찰한 서방측 관리들은 이 보고서에 나타난 이라크의 핵제조능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81년 이스라엘 공군기가 이라크내 오시라크지역의 실험용 원자로를 파괴한 이후 바그다드 당국은 다소 낡은 방법인 전자기 동의원소분리방식에 의한 핵폭탄 개발계획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 방식은 원자폭탄개발의 초창기인 40년대에나 사용했던 것이지만 현대식 핵시설을 찾아 이라크전역을 샅샅이 탐지하던 미국의 정보망을 속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걸프전 종전직후인 지난 3월 미군측에 이라크의 핵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한 이라크제보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미국은 지금도 후세인의 핵폭탄 제조능력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기는 미국은 아직도 이라크가 얼마나 많은 양의 농축우라늄을 비축해 두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다만 이라크에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을경우 오는 95년까지 이라크가 2백∼1천1백파운드 정도의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이라크에 제재를 가하는 일이 매우 미묘한 문제를 수반한다는데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내의 핵시설물에 대한 국제기구의 사찰을 촉구한 유엔결의안 687호에 따라 이라크로 하여금 유엔 감시단의 핵사찰에 협조토록 갖은 압력을 가해 왔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신통치 않다.
유엔감시단의 핵사찰이 지지부진해지자 미국은 급기야 무력사용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떠들고 있다. 걸프지역에 아직도 미군전폭기가 배치돼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여차하면 이라크내 1백여개의 목표물에 대해 공습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러나 오히려 부시 대통령이 직면한 딜레마를 부각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농축우라늄 4파운드는 골프공 크기의 용기에 담을 수 있는 양에 불과하다.
30∼38개 정도로 추산되는 전자기 동의원소분리지도 트럭한대에 적재할 수 있는 크기여서 얼마든지 은폐가 가능하다. 더욱이 이들 장비는 사막의 모래속에 숨겨져 있다. 도대체 이것들을 어떻게 탐지해 폭격할지가 미국으로선 풀수없는 고민인 것이다.
설령 미국이 이들 장비일부를 파괴하는데 성공한다해도 더욱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곧 후세인이 이스라엘이나 쿠르드족에 필사의 보복을 가하리라는 점이다.
지난주 부시대통령이 이라크군부 지도자들에게 후세인 대통령의 축출을 부추기는 여설을 한 것은 바로 부시가 처한 진퇴양난의 고민을 반영한다.
그러나 부시의 측근들조차 이라크에서 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운 희박하다고 말한다. 후세인이 최근 4주동안 자신에 대한 쿠데타를 주도할 위험이 있는 고위장성 14명을 처형했다는 정보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결국 현재로선 이라크의 핵무기위협을 제거할 이렇다할 방안이 없는 셈이다. 그리고 그 방안이 발견될때까지 부시대통령은 밤마다 악몽을 꾸게 될것이다.
이와관련해 최근 3곳의 대통령궁을 포함한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거처들이 걸프전동안 미군의 주요 공습 목표였음을 입증하는 문서가 발견된 사실은 매우 흥미롭고 시사하는 바가크다. 즉 그때나 지금이나 펜타곤은 부인하고 있지만 결프전동안 미군은 줄곧 후세인의 향방을 추적했고 최소한 그의 두개의 거처가 폭격을 당했었다. 후세인이 당시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운이 좋고 재간꾼인데다가 거처를 자주 옮겼기 때문이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