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회장 「위성실패」 국회추궁에 위증/“LA서 여자와 동숙” 밝혀져 끝내 사표【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 NHK 시마·게이지(도계차·63) 회장이 국회에서의 허위답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지난 4월24일 중의원 체신위원회에서 답변한 것이 허위로 밝혀져 강한 의문이 제기됐는데도 이를 인정하기를 거부하다가 움직일수 없는 사실이 밝혀지자 15일 스스로 기자회견을 열어 사임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문제의 답변은 『NHK가 미국에서 BS3H 방송위성을 쏘아올리다 실패한 지난 4월19일 회장은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 대한 것이었다.
시마회장은 당시 『제너럴 일렉트릭(GE)사 본부에서 위성 발사장면을 모니터하고 있었다』고 답변했었다.
당시에는 아무도 이 답변을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나 2개월만인 지난 2일 그 답변에 의문이 있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시끄러워졌다.
그런데도 시마회장은 그날 제너럴일렉트릭사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그 시간에 있었던 장소를 다른곳으로 둘러댔다. 로스앤젤레스의 호텔에 젊은 여자와 함께 있은 사실을 숨기고 싶었던 것이다.
주간지들이 여자동반설 등을 끈질기게 폭로하기 시작하자 그는 할수없이 그 시간에 호텔에 있었음을 시인하면서 『피곤해서 생각이 잘나지 않았다』고 둘러댔다.
국회에서 허위답변한 사실과,그 후에도 진실을 감추려했던 그의 태도에 분개한 국회 체신위원회와 감독관청인 우정성이 「NHK의 군주」라 불려온 시마회장에게 사임압력을 가하자 「군주」는 마지못해 사표를 내지않을수 없었다.
국회에서의 허위답변으로 NHK 회장이 물러간것은 89년 이케다(지전방장) 회장에 이어 두번째. 76년 록히드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났던 다나카(전중각영) 전 총리를 문병한 사실이 물의를 일으켜 물러난 고노(소야길랑) 회장까지 치면 스캔들에 관련된 불명예퇴진은 세번째이다.
NHK기자로 출발해 정치부장 보도국장 이사 부회장을 차례로 거친 시마회장의 사임은 NHK로서는 큰 손실이라는 동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공익을 제일로 삼아야할 공영방송의 최고책임자가 허위답변을 했음이 탄로났는데도 즉시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책임은 모면할수 없다는 원칙론이 우세하다.
『나는 믿지못해도 NHK는 믿어달라』고 말한 본인의 충청은 이해할수 있지만,최고책임자의 말을 믿을수 없다면 그 매체의 신용도에 손상이 가지않을수 없다는 여론이 대세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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