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유권자접촉 확대필요”/노 대통령/“정치자금 국고지원 늘리길”/김 총재다음은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신민당총재 사이에 2시간15분여 동안 오간 대화내용을 주요의제별로 간추린 것이다.
▷내각제◁
▲노대통령=지난 5월28일 밝힌대로 국민대다수가 원하고 있지않은 상황에서 개헌을 할수없을뿐만 아니라 추진해서도 안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 문제는 정치권 보다 국민의 의사가 더 중요하다. 내각제 개헌문제를 더이상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국정에 혼선만 초래한다. 김총재가 정치권의 합의와 국민적 합일점을 찾으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이다. 지금 내각제 개헌은 다 지나간 문제이다.
▲김총재=지금 국민들 사이에는 과연 내각제 개헌이 완전히 포기되었는지,노대통령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여당의원에 의해 내각제가 다시 제기됨으로써 이런 의혹은 크게 증폭됐다. 따라서 대통령께서는 임기중 내각제 개헌을 국민이 원한다고 볼때는 이를 실현시킬 것인지,아니면 어떠한 경우에도 안할것인지 분명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치일정◁
▲노대통령=내년 선거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어 구체적 검토는 하지않고 있으나 선거비용을 줄이고 국정운영에 부담이 안가는 방향으로 선거일정을 잡아야 한다. 선거일정의 조기논의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고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는다. 국회의원선거와 단체장선거는 법에 시행일정이 명기돼있다. 이 문제에 대한 더이상의 논쟁은 정국안정을 해치고 국리민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총재=향후의 선거시기를 분명히 해야 각정당도 그에 맞춰 선거대책을 세울수 있고 국민은 마음의 준비를 할수 있다.
국회의원선거는 지난 13대와 같이 4월에 실시하는 것이 좋겠다. 1월에 실시된다면 선거후 5월말 13대국회 임기가 끝날때까지 무려 4개월간 국정공백이 생긴다.
▷선거제도◁
▲노대통령=앞으로 중첩된 선거일정을 감안할때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를 위해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합리적 제도를 모색해야 한다. 중·대선거구의 개선이든 현행 소선거구의 보완이든 현행제도의 폐단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여야가 중지를 모아주기 바란다. 선거운동에서 합동연설회보다 개인연설회 확대나 TV·신문 등을 통한 유권자와의 접촉확대가 바람직하다. 현행 합동연설회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
▲김총재=현행 선거법은 정당과 개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과거 자유당·민주당 치하에서는 가두방송과 개인연설을 자유로이 했고 3공때도 투표구당 2회씩 개인연설회를 하도록해 모두 소화를 못할정도였다. 돈은 묶고 입은 푸는 선거를 해야한다.
▷정치자금법◁
▲노대통령=선거공영제를 위한 선거비용의 국고부담 확대는 있을수 있으나 정당운영자금을 국고에서 보조하는 것은 위헌시비가 제기될 소지가 있으므로 대폭증액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다만 선거때 국고지원금을 정당에 추가로 배분하는 문제를 검토하도록 당에 지시하겠다. 후원회 제도의 운영도 야당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지정기탁금 제도도 야당에 몫이 가도록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김총재=대통령은 평소 여야공존과 동반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크게 다른게 현실이다. 지난 광역의회 선거에서도 정부는 야당에 정치자금이 한닢도 못들어오게 했다. 정치자금의 해결을 위해서는 국고지원금을 대폭 증액하고 지정기탁금제를 폐지하거나 여당독점을 시정해야 한다. 또 당내 특별당비모금을 정치자금으로 보지말아야 한다.
▷지역감정해소◁
▲노대통령=최근 실시된 두차례 지방의회선거에서 나타났듯 정치인들이 이를 부추기고 있는 경향이 없지않다. 인사문제와 지역개발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지역간 인사정책이 균형이 이뤄지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지역감정의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여야가 함께 모색해 나가자.
▲김총재=대통령은 민주화의 업적으로 지자제 실시와 대통령직선제 수용 등을 내세울 수 있다. 또 북방외교도 재임중 성과이다. 그러나 지역감정 문제만큼은 그렇지 못하다. 어느 한 지역에서 부정당하는 정권이 정통성을 가졌다고 할수 없다. 대통령은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고 퇴임해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행정적 조치로 될일이 아니다. 우리 두사람이 함께 나설 용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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