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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학증 중독 “때려달라” 자청도/베일속 오대양 직원들의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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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학증 중독 “때려달라” 자청도/베일속 오대양 직원들의 행태

입력
199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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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중 죽어도 죄의식 못느껴/군대식 규율… 남녀접촉 엄금/상상밖 집단 최면… 조직 잔재 가능성오대양 직원 3명 살해·암매장 사건을 계기로 오대양 의혹이 다시 증폭되면서 오대양의 교리 및 생태,잔존세력의 실재 여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수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박순자씨는 『88년에 말세가 온다』며 자신을 따르는 사람만이 「들림받는다」(천국에 간다는 뜻)고 설교했다.

모교회를 다니며 공무원의 아내로 평범한 생활을 해오던 박씨는 점점 신앙이 이단화되면서 끝내는 박순자 개인 숭배교를 만들어 신도들을 모으고 84년 오대양을 설립했다.

박씨는 오대양에 끌어들인 사람들을 연결고리로 삼아 가족과 친지들을 추가로 입사시킨뒤 사실상 이들을 볼모로 거액의 사채를 긁어 모았다.

박씨는 월 3푼의 높은 이자를 꼬박꼬박 지급하고 당시로는 훌륭한 시설을 갖춘 학사와 육아원을 견학시켜 채권자들의 신뢰를 얻은뒤 더 많은 돈을 내놓게 했다.

오대양에 입사한 사람들은 어른은 기숙사,학생들은 학사,어린이는 육아원 등에서 병영과도 흡사한 공동 생활을 하며 신앙생활이란 허울로 세뇌 당했다.

오로지 박씨의 말만이 진리이고 박씨의 지시를 어기면 「사탄의 무리」로 매도당했다.

부부도 별거는 물론 눈만 마주쳐도 구타를 당할 정도로 남녀간의 접촉을 엄금했으며 자금관리는 박씨만이 도맡고 직원들은 이자 전달 심부름만 시키면서 사채를 끌어오지 못하는 사람은 『신앙심이 부족하다』며 죄책감을 강요했다.

매일 군대식 점호와 기합이 자행되고 규율을 어기면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죄를 씻는다」며 집단폭행이 자행된것으로 드러났다.

자수자들과 다른 참고인들이 한결같이 『우리도 수없이 구타당했으나 그저 기쁘기만 했고 폭행으로 누가 죽어도 아무런 죄의식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심지어 살해된 노순호씨는 『잘못했으니 나를 때려달라』고 매를 자청했다는 것이다.

오대양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모두가 이번 살해·암매장 사건을 알거나 짐작하고 있었으면서도 박씨의 뜻대로 됐으니 당연한 일이라는 심리 상태여서 신고를 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대양 집단변사 사건이 발생한 뒤로도 생존자들을 이같은 집단 최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교리대로 집단생활을 하거나 서로 만나며 신앙을 확인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노씨의 부인 박명자씨(36)는 자신의 남편을 살해한 김도현씨 등과 지난해 추석때까지도 만나면서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김씨 등도 자수 직전에야 『박순자가 나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오민철씨 등은 박씨를 비방하는 김씨의 언동에 심하게 대들기까지 했다.

이들은 시체발굴 현장에서도 무의식중에 『박씨가 그렇게 말씀하셨읍니다』라는 등 아직도 경외심을 나타냈다.

또 참고인으로 나온 여자들은 박순자씨를 욕하는 형사들에게 『말함부로 하지말라』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들마저 아직 사교의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것으로 미루어 나머지 생존자들은 아직도 오대양식 신앙을 지키고 있거나 오대양의 재건을 꿈꾸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오대양 관련자들이 워낙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와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이들의 최근 행적과 소재 등이 파악돼야 김씨 등의 갑작스런 자수동기나 오대양의 배후를 밝힐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오대양 골수파였던 이들의 뒤늦은 자수는 최면이 깨어나면서 처음 느낀 양심의 가책때문일 수도 있으나 이들의 배교조짐을 눈치챈 누군가로부터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서,또는 더 큰 비밀이 폭로되는 것을 막기위한 선수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대전=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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