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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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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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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가 14일밤 9시 뉴스에서 「곰의 생체 쓸개즙」을 빼내서 강정제로 팔아먹는 현장을 보도한 것을 보면서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가를 생각케돼 충격적이었다. 살아 있는 곰의 쓸개즙을 추출해 내기위해 멀쩡한 곰의 배를 갈라 쓸개에다 플라스틱 호스를 꽂아놓고 다시 봉합수술을 했다. 동물을 이렇게까지 학대해도 되는것인가. ◆부동산 투기 등으로 갑자기 돈을 번 졸부들이 곰의 쓸개즙과 사슴뿔에서 나온 피를 마시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흡사 흡혈귀같다고 할까. 정력에 좋다는 얘기에 지리산의 개구리가 수난을 당했고,태국에까지 관광여행을 가서 뱀탕과 곰발바닥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워 나라 망신까지 시켰다. 이젠 그것도 모자라서 「곰의 생체즙」까지 내먹는다니 기가 막힌다. ◆그렇다면 웅담은 과연 정력제이며 만병통치약인가. 웅담이 한약재로 처음 쓰여진것은 659년 「당본초」에 웅담이 심장을 맑게하고 청심과 평간 효과가 있다고 기록된 데서 비롯됐을뿐 영약으로 꼽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에도 웅담이 황달과 구리와 심통을 다스린다는 정도이지 강장효과가 있다는 말은 눈씻고 찾아볼래야 없다. ◆웅담은 이처럼 한약재의 교과서라고 할수 있는 「당본초」에 기록된후 널리 쓰여졌는데 이것이 당뇨병,간염,고혈압,동맥경화증에 신효하게 듣는 만병통치약으로 오인되고 있다. 1927년 독일의 함모스텐 박사가 웅담엔 다른 동물의 쓸개에 없는 「우르소 데스 옥시 크린산」(UDCA)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과연 다른 동물에 없는 이 UDCA가 만병통치약인가에 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대체로 웅담의 약효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영약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옛날부터 한약에서 웅담이 필요하면 돼지 쓸개를 대용하라고 충고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잘못된 인식으로 「곰생체 쓸개즙」을 내먹는 비인간적인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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