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1.07.14 00:00
0 0

입법·재정·일반국정에 참여하는 국회의 권능 가운데 행정부의 견제기능도 중요하게 꼽힌다. 견제의 수단으로 국무총리 임명동의권을 비롯,탄핵소추권 해임 결의권과 총리와 국무위원 출석요구권 및 질문권도 갖춰 국정 전반을 감시하고 간여할 조건이 마련되어 있다. 국회가 열려 행정부를 긴장시키고 진땀을 빼게하는 것은 대정부질문 답변이다. ◆우리 국회의 질문 답변은 「장군멍군」으로 고착이 되어버린것 같다. 장기판에서 장군을 받아 막아내는 일을 멍군이라고 한다. 이 말이 전화되어 두사람이 다툴때 시비를 가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쓰인다. 날 새는줄 모르고 장이야 멍이야 치고 받다 보면 아무런 결론이나 해답을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버리게 된다. 소문난 잔치 볼품이 없는 꼴이다. ◆13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임시국회의 질문답변은 또한번 장군멍군으로 얼버무리고 막을 내렸다. 나흘동안에 걸쳐 정치 통일 외교 안보 사회 문화부문의 현안을 나열하듯 다뤘다. 내각제와 세대교체로 정치적 탐색과 신경전을 벌인 정도가 약간의 관심을 끌었다고나 할까. 확실하게 얻어낸 정부의 답변은 한보 금융특혜는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사법처리를 할 의사가 없음이라는것 뿐이다. ◆국민이 궁금하게 여기는 사안이 얼마든지 있다. 신도시 부실공사 전력난 그리고 갑자기 부상한 오대양 사건의 의혹이 그것들이다. 의원들의 질문은 거론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수준이지 매운 맛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번쯤 짚고 넘어가면 할일을 마쳤다는 자세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정부의 답변도 평행적이고 적당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인가」 「아니다」 「용의가 있나」 「없다」 이런 투의 말씨름이다. ◆결국 국민의 관심사를 제대로 밝혀주지도 못하고 견제내용을 얼마나 해냈는지 막연하기만 하다. 행정부와 입법부는 대화를 통해 나라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제대로 알릴 의무가 있음을 까맣게 잊고 있는 것이 아니가. 이래서 정부 따로 국회 따로 국민 모두가 따로가 되어간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