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먼저 거론”… 향방엔 침묵/총선 판세 따라 「전환」 가능성/반대철회땐 「방법」이 또다른 관심사로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신민당총재의 16일 영수회담을 앞두고 내각제 문제가 새삼 정가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번 회담이 6공 후반기의 정치흐름을 가늠할 분수령이 되리라는 시점상의 중요성으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것은 주지의 사실.
여기에다 후계구도를 둘러싼 여권내부의 움직임이 점차 물살을 빨리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고,이와 병행해 내각제론자들의 「내각제 살리기」 시도도 안간힘을 더하는 인상이어서 정국의 가닥이 매우 복잡하게 갈라질 양상마저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김총재와 야당으로서는 지난 광역의회 선거의 참패가 유례없는 충격이었다는 점에서 대권도전을 위한 기본전략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켜왔다.
내각제에 대한 정가의 관심이 가부를 불문하고 지속적이던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이후 나타나는 일련의 조짐들은 이같은 관심을 논의의 수준으로까지 이어지게 할수도 있다는 전망을 낳고있다.
이런 가운데 김총재가 11일 청와대 영수회담에 관한 입장을 설명하면서 내각제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새롭게 눈길을 끈다는 지적들이다.
○…김총재는 이날 상오 예정에 없이 국회의 신민당 총무실로 와 기자들과 만나 노대통령과의 회담과 관련해 얘기를 나누었다.
이자리에서 김총재는 「내각제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거론되겠느냐」는 질문에 『내각제 개헌문제를 내가 주체적으로 거론할 수도 있다』고 밝혀 듣기에 따라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물론 김총재의 이 말은 내각제를 절대 반대하는 기존의 입장에서 볼때 『추진않겠다』는 노대통령의 다짐을 얻어내기 위한 선제수의 의미로 받아들일수도 있다.
김총재는 그러나 「어떤 내용으로 거론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그걸 미리 얘기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해 이같은 해석에 의문을 따르게 했다.
김총재는 이와 함께 『노대통령 임기도 얼마 안 남았고 중요한 선거들도 앞두고 있으니 이젠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예측가능한 정치의 전망을 열어놓을 수 있는 근본적인 얘기를 하겠다』고 강조,이번 회담에 두고 있는 비중을 은연중 강조했다.
이날 김총재의 발언에는 여권이 내각제개헌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소의 주장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가의 관심은 김총재가 이를 저지하겠다든가,반대한다든가,아니면 더 나아가 노대통령에게 안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얻어내겠다든가 하는 평소같으면 당연히 뒤따를 입장표시가 누락되고 있다는데 조심스럽게 집중되고 있다.
○…현재 내각제문제에 대한 여권의 「공식적」 태도는 『야당과 국민이 반대하면 내각제 개헌은 하지 않는다』는 노대통령의 공언으로 요약할수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 스스로가 개인적으로는 내각제를 선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적이 있고,적어도 논리적으로는 야당과 국민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상황변화가 올경우 문제는 달라진다는 가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내각제의 가능성이 살아있다는 관측을 낳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각제에 대한 결정적 변수가 김총재와 신민당이라는 일반론도 이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다시말해 내각제 추진여부는 내각제 반대세력의 대표랄수 있을 김총재의 입장선회 여부와 직결된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김총재가 그동안 내각제 반대논리의 강화일로를 달려 왔음을 지적,김총재의 방향선회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견해가 아직도 지배적인게 엄연한 현실이다.
자타 공인의 내각제론자인 민자당 김종필 최고위원마저 『김총재가 내각제 반대에서 너무 나가버렸다』고 상당한 아쉬움을 표시할 정도라는 전문이다.
반면 지난 광역의회 선거결과가 김총재에게 가져다준 「충격」으로 인해 김총재의 심중에 변화가 왔을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제기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즉,다가올 14대 총선에서 야당이 지난 광역선거의 판도를 깨뜨리는데 성공하지 못할 경우 김총재 대권전략의 중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보다 관심을 끄는 문제는 김총재가 내각제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어떻게 입장전환을 해가느냐이다.
이와 관련,한 당직자는 『14대 총선서 여권이 내각제를 공약으로 내걸 경우 선거결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상황이 도출될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내각제에 관한한 국민들의 반대정서가 가장큰 「장애요인」이어서 여권이 내각제를 선거공약으로 내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내각제의 전도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할수밖에 없다.<조재용기자>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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