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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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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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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속셈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특히 유엔가입을 둘러싼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외교상식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남북한의 가입안을 단일 안건으로 처리해 달라고 중국과 소련을 통해 로비까지 한뒤 가입신청서 제출은 몰래 혼자서 해버리고 뒤늦게야 발표하는 행위는 도대체 무엇을 노리는 것인가. 단일 안건으로 동시 처리되기를 원한다면 신청서 제출절차부터 나란히하는 것이 누가 보아도 모습이 좋지 않은가. ◆못마땅한 것은 지난 5월 북한이 느닷없이 유엔 가입 성명을 발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남북 총리회담에서 몇차례나 동시가입문제를 타결짓자고 할때에는 한사코 동일의석 가입을 고집하더니 지난 5월28일 갑작스레 특별성명이란 것을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렸으니 남한쪽에서는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2일 가입신청서를 접수시켜놓고 1주일 뒤에야 그 사실을 발표하는 북한의 속셈에 남한쪽은 또다시 어리둥절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옳은 길이라도 종국적으로는 북한이 선택하지 않으면 안될 길인데도,남한이 제의하면 일단 반대해놓고 보는 것이 북한의 생리라는 것은 옛날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불과 몇달이 못가 수락해야할 사정임을 뻔히 알면서도 시치미를 떼는 이유가 무엇일까. 무조건 죽어도 남한에 동조하는 꼴을 보여선 안된다고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국제무대에 어린애 장난같은 짓을 서습없이 하는 북한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대외보다 대내 우선이다. 대외적으로 망신을 당하더라도 대내적으로 효과를 거두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북한엔 지금 남북한의 유엔가입이 북한 주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주민들에게 선전하는 일이 급선무인것 같다. 유엔에 들어간 뒤에도 무슨 엉뚱한 짓으로 남한과 다른 회원국들을 웃길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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