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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독자가입」 명분확보 속셈/유엔가입 신청서 제출 배경·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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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독자가입」 명분확보 속셈/유엔가입 신청서 제출 배경·전망

입력
1991.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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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도」 인상피하려 선수/서방 이의제기 우려 쿠바 안보리 의장국기간 노려/북,단일안 처리 내심희망… 실질적 동시가입 될듯북한의 유엔가입신청서 제출로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기정사실화 됐다.

북한에 이어 우리측도 8월초께 가입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어서 분단 46년만의 역사적인 남북한 유엔가입은 이제 절차상의 문제로만 남게 됐다.

북한의 가입신청서 제출은 지난 5월27일 유엔가입결정 발표에 따라 이미 예상됐던 일이나 제출시기는 우리정부의 예측보다 10여일 정도 빨라졌다.

북한이 이처럼 당초 예상보다 빨리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유엔안보리의 7월 의장국이 북한의 맹방인 쿠바인데다 유엔가입문제에 있어 남한에 끌려 가는듯한 인상을 피해보려는 의도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5월 유엔가입 결정을 처음 발표하면서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했었다. 북한은 그러나 6월 중순께부터는 방송매체 등을 통해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에 단독가입을 추진하던 남한이 혼비백산하고 있다』는 등의 역공세를 취하고 있다.

유엔가입 심사과정에서 서방국가에 의한 저지 또는 문제제기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으로선 쿠바가 안보리의장국인 상황에서 신청서를 조기제출 함으로써 가입안의 안정적 처리와 독자가입이라는 명분을 확보하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북한의 조기 제출에도 불구,예정대로 국회의 유엔헌장수락안 통과(7월13일) 등 국내절차를 거쳐 8월초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안보리는 우리측의 신청서가 접수되면 비로소 남북한 가입안을 단일안건으로 묶어 심의를 시작하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3년 6월 동서독의 경우도 단일안으로 처리됐으며 남북한은 물론 대부분 안보리국가들이 단일안처리를 희망하고 있기때문에 남북한은 실질적으로 동시가입을 이루게 될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북한은 그동안 동시가입반대를 강력히 주장해왔기 때문에 단일안처리희망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중소를 통해 단일안 처리의사를 미국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북한으로서도 영국이나 프랑스 등 서방국들이 북한이 테러국가임을 내세워 유엔가입자격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대단히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되며 따라서 안전한 단일안처리를 희망하는 것이다.

유엔안보리는 우리측의 신청서가 접수되자마자 안보리 15개국이 모두 참가하는 가입심사위를 구성,남북신청서에 대한 서류심사를 하게될 것이 예상된다. 가입심사위는 이어 안보리 본회의에 이를 넘기며 안보리는 토의과정을 거쳐 표결 또는 전원합의(컨센서스)로 남북한 가입권고결의안 채택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결정방식은 과거 전례에 비춰볼 때 「컨센서스」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의사규정상 가입안은 총회(9월17일) 개막 35일전까지 안보리에 제출돼야하고 안보리는 이를 총회개막 25일전까지 처리,총회에 보고해야하지만 남북한 유엔가입안은 한반도가 마지막 남은 냉전지대라는 점이 고려돼 보다 신속히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동서독가입의 경우 73년 6월21일 가입신청서가 함께 제출됨과 동시에 가입심사위가 열려 30분만에 서류검토를 완료했으며 다음날인 22일 열린 안보리본회의도 이를 캔센서스로 즉시 통과시켰다.

남북한은 유엔동시가입으로 국제무대에서 각각 정당한 실체로서 인정받게 됐다. 또한 북한이 신청서 제출과 함께 무력불사용,분쟁의 평화적 해결 등 유엔헌장의무 이행을 선서함에 따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의 노력도 일보 진전하게 됐다. 이밖에 정치 경제 사회 인권 재정 등 각종 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남북협력 및 화해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남북한의 동시가입으로 곧바로 한반도에 화해기류가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유엔내에서의 남북대결 외교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게 외교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때문에 정부는 절차만 남겨놓은 유엔동시가입에 앞서 유엔무대에서의 남북협력방안에 대해 벌써부터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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