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원 서울시장의 몽유계획이라고까지 혹평을 받았던 「지하고속화도로」 건설계획이 괜한 헛소리로 그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서울시가 지하고속화도로 건설의 타당성 조사용역을 국토개발연구원과 대우엔지니어링에 발주했다니 말이다. 용역비가 3억3천5백만원이라고하니 이시장의 집념이 꽤나 강하다는 것을 느낄만 하다. ◆프랑스 파리나 일본 도쿄처럼 더이상 지상에 도로를 신설할 수 없게되면 지하에 「차량전용도로」를 건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래의 대도시 교통난 해소방안중 가장 값싼 것이라는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이미 나와있는 것을 보면 수긍이 안가는 것도 아니다. 서울의 교통여건과 상황도 이제는 파리나 도쿄보다 나을게 없다. 극에 달한 교통체증을 풀어야하는 시장의 입장이라면 기상천외같은 발상도 해봄직하다. ◆그러나 연구와 조사 및 검토를 철저히해본 연후에 건설계획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면,그처럼 심한 거부반응은 받지않아도 됐을것이다. 파리시는 지하차도 건설계획을 10년 이상 연구한끝에,파리시내 편도 3차선의 지하 2층 도로 50㎞ 건설의 설계를 89년에야 겨우 끝냈다. ◆90년 한해동안 시의회에서 왈가왈부끝에 건설계획을 채택,올해 시공준비를 하고 내년에 착공을 하도록 돼있다. 일본도 도쿄환상선 계획의 일부로 요코하마하네다간의 동경만을 가로지르는 해저 15㎞와 신주쿠해안까지 10㎞를 6차선 지하차도로 설계해 놓았으나 아직은 착공을 안했다. 터널이 아닌 대규모의 지하차도 공사기술은 첨단의 세계건설공학으로도 아직 해결치못한 미개척분야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어려운것을 이시장은 「3개노선 60㎞를 93년에 착공하겠다. 공사비는 2조4천억원이면 된다」고까지 구체적으로 발표했었다. 좋은 뜻에서 야심이라고 봐줘야 할까,무모한 저돌행정의 표상이라고 웃어버려야할까. 우리의 행정책임자들이 스스로의 말한마디 「무게」를 언제쯤 실감하게 될는지,그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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