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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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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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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처음 인류가 태어나면서부터 함께해온 분신이라 할만하다. 아름다워지고자 하는게 인간의 3대 본능가운데 하나인데다 종교 및 신분상의 수단으로 일찍부터 활용되어 왔던 것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단군신화 마저 화장과 연결지어 풀이한다. 인간이 되고자 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먹고 1백일간 햇빛을 피하도록 한것은 쑥과 마늘이 미백효과가 있는 미용재료임에 비추어 우리 조상들의 흰피부 선호 욕구를 드러내는 셈이라는 것이다. ◆수산리와 쌍영총벽화에 등장하는 고구려 귀부인과 여관들의 치장모습,화장마저 여성 못지않게 화장을 했다는 신라,그리고 일본에까지 화장품 제조기술과 화장법을 전수한 백제 등 삼국시대는 우리 화장문화의 본격적 개화기 였다고 볼수 있다. 이처럼 오랜 전통을 지닌 우리 화장문화가 근세들어 뒤떨어지기 시작,지금껏 고유의 기술과 문화축적 보다는 외국의 모방에 매달려온것은 애석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화장품 산업은 외형적으로 엄청나게 비대해졌다. 광복후 가내수공업으로 시작했던 업체들이 이제는 재벌의 대열에 오르고 있는것반만도 분명하다. 소위 7대 업체로 알려진 대메이커중에는 화장품으로 시작,거대한 계열기업군을 거느리게 된곳도 있고 기성재벌이 화장품 업계에 뛰어든 곳도 있다. 최근 생활의 여유와 함께 화장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소위 「물」이 좋았던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물」이 좋았고 떼돈을 벌수 있었는지 그 원인이 최근 밝혀졌다. 업자들이 담합해 터무니없이 비싼값을 매겼던것이다. 공정거래위가 밝힌 값수준은 실제 판매가격보다 최고 82%나 높았고,이 값을 대폭 할인해주는양 종합할인코너에서 팔면서 권장가격의 55∼70% 수준으로만 받아도 떼돈을 벌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터무니없이 비싸고 선전을 많이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허영심리도 한몫 거들었다고 한다. ◆인간의 아름다워지려는 욕구를 총족시키려는 산업이라면 경영과 상술도 역시 아름다워야 할것같다. 소비자기만의 상술은 덕지덕지 지나치게 화장품을 바른 추녀와 다를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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