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소동아닌 폭행·기물파손”/대법원·변협 입장표명후 검찰 강경선회/재야선 “재판부 방조책임도 물어야” 반발검찰이 강경대군 폭행치사사건 공판에서 발생한 법정 난동사건의 주동자로 강군의 아버지 강민조씨(50)와 고 박종철군의 아버지 박정기씨(60),민가협회원 3명 등 모두 5명을 구속키로하는 등 강경대응자세로 급선회한것은 유족을 구속한다는 비난을 받더라도 만성적 법정소란의 악순환을 이번 기회에 근절하고야 말겠다는 뜻이다.
검찰은 이번 법정소란 사태가 구호나 노래를 부르고 꽃가루를 뿌려 재판을 방해하는 종전 시국사건 재판때의 법정소란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고 있다.
즉 신성해야할 법정에서 변론중이던 변호사가 뺨을 맞고 멱살을 잡히는 폭행을 당하고 법대가 점거돼 기물이 파손된 이번 법정소란행위는 재판으로 대변되는 사법제도의 근본을 뒤흔든 것이라는 시각이다.
유족들을 제외한 2∼3명선에서 구속이 마무리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강씨와 박씨까지 구속키로 한것은 법정소란행위를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을 수렴한다는 의미외에 법정 소동의 재발방지를 위해 쐐기를 박는 효과를 거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이같은 결정은 관련자엄벌 등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온 대법원과 변협의 잇단 입장표명직후 내려졌다는 점에서 법조계 전체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검찰은 당초 주동자가 피해의 직접당사자인 유족인데다 검찰도 소송의 한 당사자에 불과하며,법정내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은 재판장의 소송지휘권 행사범주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개입을 꺼렸었다.
재판부가 법정소란에 대해 감치 등 법정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는데 검찰이 나서서 처벌한다는 것은 일종의 권한남용이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법정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린 주동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법조삼륜」으로 불리는 법원·검찰·변호사회가 모처럼 일치된 목소리로 「법정소란 근절과 재발방지책 마련」에 공동입장을 취하자 강경대응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게 된것.
검찰관계자는 강씨 구속방침에 대해 『유족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가장 극심하게 법종소란행위를 주도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해 구속키로 한것』이라며 『강군의 어머니와 누나도 극렬행위를 한것이 인정되지만 강씨의 구속만으로도 처벌효과가 있는것으로 판단돼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가협 등 재야에서는 『이번 사건은 시국사건 재판에서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 사법부에 대한 분노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자식이 희생당한 한이 맺힌 가족들의 울분이 폭발한 우발적 사건에 불과하다』며 『수사당국은 유가족들이 사전에 계획을 세워 법정을 모독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재판부가 적극적 소송지휘권행사를 포기해 결과적으로 법정소동을 방조한 책임은 묻지않은채 유가족의 소란행위만 문제삼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사건발생당시 안이하게 대응했던 법원과 검찰의 강경대응자세를 정원식 총리서리 폭행사건과 광역의회선거 압승이후 나타난 공권력행사 강화조치의 일환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이창민기자>이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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