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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등 수요폭증… 예비율 바닥/(전력난… 여름 초비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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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등 수요폭증… 예비율 바닥/(전력난… 여름 초비상:1)

입력
199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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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1기만 고장나도 단전… 산업 큰피해 위기/설비확충에 5∼7년 소요… 절전외엔 묘책없어제한송전(부분적인 단전)의 위기상황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전력공급은 한계에 달해있는데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냉방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다 예고 없는 발전소의 잦은 고장으로 매일 아슬아슬한 위기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5일 이틀간에 걸쳐 일어났던 원자력발전소의 고장으로 인한 사실상의 제한송전사태는 복더위와 함께 전력수요가 2천만㎾를 넘어설 경우 일시적인 송전중단의 상황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포항제철·삼성전자·광양제철 등 대형 제조업체는 물론 럭키금성 쌍둥이빌딩·롯데쇼핑·호텔롯데·힐튼호텔 등 상업용·업무용 빌딩과 유통업체,신한은행·제일은행·대한생명 등 금융기관에까지 송전이 제한돼 생산활동의 차질은 물론 국민의 일상생활에도 파급영향을 미쳤다. 동자부와 한전관계자들은 당장 전력공급 확대방법이 없기때문에 올 여름내내 이같은 위기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전력부족사태가 발생하게된 것은 발전소 설비확충지연으로 전력공급 능력은 2천만㎾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반해 전력수요는 에어컨 보급확대 등으로 매년 15%정도씩 폭증,1천9백만㎾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8∼90년 전력소비는 연평균 13.7%씩 증가했으며 90년에도 14.8%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전력 최대수요는 연평균 16.0%가 증가했다. 올해의 최대전력 수요는 지난해보다 2백37만7천㎾나 증가된 1천9백62만9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주택 및 업무용 빌딩의 신축증가와 에어컨보급 증가에 따른 냉방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어컨은 올해중 65만대가 보급돼 전체 보급대수는 2백만대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여 냉방용 전력수요만도 4백30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력공급 확충은 이미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중 강릉·주암수력발전소 등 신규발전소의 준공(설비용량 11만8천㎾)과 장기휴지발전소의 운전재개(91만㎾)를 포함,공급능력 증대분은 1백82만9천㎾에 불과할 뿐이다.

이같은 수급불균형으로 전력예비율은 적정수준의 15%에 크게 못미치는 4∼5% 수준의 위험수위를 맴돌고 있다. 동자부는 올해 예비전력은 88만 ㎾에 불과하나 전력예비율은 4.5%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자부는 지난 6월초의 전력요금 인상으로 45만㎾의 전력수요 절감효과를 얻어 전력예비율은 7%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실제 전력예비율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인 6월중에 2%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특히 올들어 전력최대수요를 기록했던 지난달 28일에는 전력예비율이 1.2%로 뚝떨어져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대출력 90만㎾ 정도인 원자력발전소 1기만 고장나더라도 단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특히 올들어 원자력발전소가 20차례나 고장나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져 원전고장으로 인한 제한송전사태가 언제 또 발생할지 알수없게 됐다.

국민들 사이에는 벌써부터 70년대초에나 있었던 제한송전(시간제송전)이 재개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지역별로 요일에 따라 단전을 실시함으로써 겪어야했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제한송전이 실시되면 우리제조업체의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어 경제활동이 큰 타격을 입게된다.

특히 컴퓨터·반도체 등 정밀산업은 제한송전이 실시되면 엄청난 피해를 볼수밖에 없다. 국민들도 일상생활에서 커다란 불편을 감수해야한다.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못해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할수도 없고 한여름을 무더위 속에서 보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맞지않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관건인데 문제는 당장에 뽀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데 보통 5∼7년이나 걸리므로 발전소 확충은 당장의 대책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전력공급을 확충하기 위해 수도권지역의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앞당기고 민간소유 자가발전기 1백72개(설비용량 17만8천㎾)를 활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나 이같은 대책만으로 현재의 위기를 넘기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당장은 범국민적인 절전밖에 묘안이 없는 것이다.<김주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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