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와 당 함께 못한다”… 소모적 집안싸움○…광역의회선거결과 「몰락」으로까지 평가됐던 민주당은 이같은 선거참패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채 선거보름만인 5일 사실상 주류 비주류가 양분의 위기에 빠졌다.
선거직후 이기택 총재의 주류측이 당체제고수를 선언하는 것으로 선거후유증의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나 김현규 박찬종 부총재 등의 비주류측은 이총재 사퇴와 야권통합추진을 요구하며 이에 정면반발,표류를 거듭해오다 이날 비주류측이 「정치개혁 추진위원회」라는 독자그룹을 선언해 버린 것이다.
「민주당 재건」이라는 주류측의 구상과 「선야권통합 및 총재단퇴진」이라는 비주류측의 상반되는 분화활동은 임시국회를 코앞에 두고도 정치세력으로서는 물론,향후 민주당의 입지를 회복불능상태로 몰고갈지도 모른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와함께 이같은 소모적 집안싸움은 당분간 접점을 찾지못한채 지루하게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3당합당 이후 비호남 야당으로서의 잠재력에 대한 정가 및 일반의 기대에 비해 민주당의 원초적인 자체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자체정비에 끝내 실패할 경우 차기총선을 앞둔 야권의 혼란상을 가중시켰다는 정치적 책임의 문제까지 불러일으킬 공산까지 있다.
○…주류와 비주류의 대립은 이날 서로 다른 회의를 각기 소집,세경쟁에 나섬으로써 극에 달한 양상.
이총재측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갑작스런 전국지구당 위원장회의를 소집했다.
전날 하오에야 「상경령」이 떨어졌음에 비해 1백39개 지구당 조직책중 90여명이 참석,「만만치않은」 단결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이총재 중심으로 굳게 뭉쳐 광역의회 선거결과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14대 총선으로 일로매진하자는 내용의 결의문까지 채택했다.
반면 비슷한 시각 김·박부총재의 개인사무실에는 비주류 정무위원급인사 10여명이 각각 모여 「6일의 결단」을 준비했다. 이들은 그동안 자신들의 뜻에 동조하는 당내인사들의 서명을 토대로 6일 이총재 등 총재단 일괄사퇴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정치개혁 추진위원회」란 독자적인 그룹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이총재와 조순형·이부영부총재 이철·김정길·노무현·허탁의원 등이 주축이된 주류측은 연일 여의도 당사에서 간부회의와 정무회의를 열고 민주당 재건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들은 나름대로 구정치인이나 정치원로,신민당내 정치발전연구회(정발연)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시도하면서 지난해의 통합논의,즉 신민(당시 평민)·민주당간의 당대당 통합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김·박부총재와 장석화·이교성의원,홍사덕·명화섭·목효상 정무위원 등이 중심이된 비주류측은 「선통합과 이를위한 총재단퇴진」을 거듭주장하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한 당을 함께할수 없다고 버텨온 것이 민주당이 선거후 겪고 있는 내홍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주류인 「소민주당」과 비주류인 정개협으로 사실상 양분됨에 따라 앞으로 이틀간의 명분 및 세확산을 위한 알력이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주류측이 전국지구당위원장 회의를 소집한 것이나,비주류측이 정개협 발족을 선언한 것이 이를 충분히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민주당의 양분화 현상은 당내에서 중도입장을 취해왔던 재야출신 민주연합파와 신민당 서명파 의원들의 모임인 정발연측 행보와 상당한 연관관계를 가질수 있겠지만 신민당이 일단 자체적으로 내부수습의 가닥을 잡은 이상 상황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지배적이다.
민주연합의 경우 그동안 보스격인 이부총재가 이총재와의 공동보조아래 당을 이끌고 광역선거를 치러왔으나 최병욱·유인태 정무위원 등까지 이총재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민연까지 2분화현상을 보이고 있는 실정.
여기에다 신민당의 정발연의 경우는 비록 민주당 정개협쪽과 야권통합방식에 있어 정서를 같이하고는 있으나 그들이 이미 「신민당 내의 계보」임을 선언한 이상 당장 통합의 틀을 엮어내기가 쉽지않은 실정이다.<정병진기자>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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