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지는 자신감에서 생긴다. 믿는바가 있어 스스로 자랑하는 마음이다. 교만은 실속이 없이 잘난체하는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긍지를 갖고 일을 해야 보람을 느낀다. 애정과 양식을 발휘 할수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교만하면 거칠어지고 역효과를 내고 만다. 무턱대고 잘난체하다 보면 남의 웃음거리가 되며 과오를 저지르기 알맞다. ◆88서울올림픽을 우리는 긍지로 치러냈고 그것이 여러 분야로 파급되었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음식점의 청결이다. 주방에서 화장실까지 과거와 아주 틀리게 깨끗해졌다. 모범업소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식당도 마찬가지다. 산뜻한 환경과 분위기에서 정갈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유쾌하다. 이만하면 식당문화에 긍지를 느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또 교만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무궁화를 몇개씩 내걸고 자랑하는 일부 특급호텔의 위생상태가 알고보니 삼류만 못하다.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표시도 안된 식품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팔다가 들통이 났다. 대장균이 검출된 업소도 있다. 끔찍하게 비싼 음식값과 으리으리한 시설만이 번드르르 하지,속은 정작 곪아있었다. 이러고도 특급 행세를 했다니 어이가 없을뿐이다. 88의 긍지는 간데없지 않는가. ◆한마디로 적당주의 탓이다. 설마 어떠려니 배짱을 부린게 나쁘다. 특급호텔은 나라의 얼굴이나 다름 없다. 내·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불량식품의 사용은 손님을 왕으로 모셔야할 서비스업의 배신이다. 뒷맛이 너무 떨떠름하기만하다. 고객을 깔보아도 보통 깔본게 아니다. 속임수로라도 돈만 벌면된다는 상술이 얄밉다. ◆적당주의는 특급호텔 주방에만 있는게 아닐것이다. 사회 곳곳에 이런 병균이 알게 모르게 번져있다. 어물어물 당장의 눈가림만 하면 그만이라는 비양심이 슬프다. 이런들 어떠리,저런들 어떠리 하는 적당주의가 소멸되지 않는한,신용사회는 바라기 어렵다. 교만을 떨쳐 버리고,긍지를 살려 가는 양식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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