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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은 아직도 “중동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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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은 아직도 “중동불씨”

입력
1991.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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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영향력 확대에 이스라엘 반발확실/내전종식불구 평화정착 계기되긴 힘들듯레바논 정부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는 4일 레바논 남부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던 PLO 게릴라들의 무장을 해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지난 1일 이후 65명의 사망자를 낸 양측의 전투를 끝냈다.

사실상 PLO의 항복을 의미하는 이번 합의로 PLO는 최대의 게릴라 군사기지를 잃게 됐다. 반면 레바논은 16년간에 걸친 내전의 참화에서 벗어나 「중국의 프랑스」로 불리던 과거는 번영을 되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

이제 관심은 팔레스타인인들이 희생을 배경으로한 레바논의 내전종식이 중동 전반의 평화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에대한 전망은 아직 밝지않다.

엘리아스·하라위 레바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리아의 도움을 받아 미셸·아운장군이 이끄는 기독교 민병대를 무력진압함으로써 내전종식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지난 70년부터 레바논 남부에 「국가속의 국가」로 자리잡고 있던 PLO 게릴라를 무장해제시킴으로써 정부의 권위를 확립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하라위가 거둔 일련의 승리는 사실 「아랍의 대형」을 자처하며 아랍민족주의를 주창해온 하페즈·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군사적 승리였다. 그리고 이는 곧 시리아와 앙숙관계인 이스라엘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사태 진전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레바논을 둘러싼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레바논의 국가탄생 배경을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레바논은 원래 시리아 영토였다. 그러나 1926년 시리아를 신탁통치하던 프랑스가 현재의 레바논을 분리시켜 기독교도가 주도하는 자치공화국을 세웠다. 이런 이유로 시리아는 줄곧 레바논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해왔고 76년 이후부터는 4만여명의 병력을 주둔시켜 레바논영토 3분의 2 이상을 사실상 지배해 왔다.

대외적으로 레바논의 주권을 한반번도 인정치 않았던 시리아는 지난 5월 레바논 정부와 안보·경제·외교를 포괄하는 「형제국협정」을 체결,실질적으로 레바논의 보호국이 됐다.

이에대해 이스라엘은 시리아와의 완충지대인 레바논의 시리아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해 시리아에 적대적인 아운장군의 기독교민병대를 지원하는 한편,지난 82년 레바논을 전격 침공,현재 레바논 남부영토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

시리아가 이번에 레바논내 PLO 게릴라를 무장해제시킨 이유는 바로 레바논으로부터 이스라엘을 철수시키는 명분을 확보하기위한 것이라고 볼수있다.

즉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주둔구실이 돼왔던 PLO 게릴라를 축출함으로써 이스라엘도 동시에 레바논으로부터 몰아내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 시리아는 주권국가정부의 면모를 갖춘 하라위 대통령 정권을 내세워 미국에 대해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에 협조하라는 외교적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스라엘 강경내각이 시리아의 의도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극히 희박하다. 걸프전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진 미국과 시리아의 밀월관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지금도 시리아를 「테러국가」로 비난하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한 시리아가 레바논내 친이스라엘 세력이었던 아운장군의 기독교 민병대를 분쇄하면서 반이스라엘 세력이자 친이란계 회교세력인 헤즈볼라파의 군사력유지를 허용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현재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고원에 새로운 유태인 정착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등 양국간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레바논내 PLO 게릴라의 무장해제는 어쩌면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 세로운 불씨를 던지는 의외의 사태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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