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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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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여드름 투성이인 10대 소년 이창호 5단이 라이벌 유창혁 4단을 물리치고 박카스배를 차지함으로써 6관왕에 올랐다. 국내의 프로바둑타이틀은 모두 14개로 이5단이 국수·왕위·최고위·대왕·MBC제왕·박카스배 등 6개,조훈현 9단이 명인·패왕·기왕·BC카드·KBS바둑왕 등 5개,서봉수 9단이 동양증권배·국기 등 2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하나인 기성은 유창혁 4단이 갖고 있다. ◆타이틀보유 4기사를 바둑 4강으로 부르고 있으며 이중 조9단과 이5단은 천재바둑 사제이기도 한데 박카스배의 쟁취로 천재제자 이5단이 천재스승 조9단을 마지막으로 앞지르고 국내바둑의 최다관왕에 올랐다. 이창호 5단은 이에 그치지 않고 금년들어 최다국(50국) 최다승(43승) 최고승률(43승7패 0.860)로 현재 맹위를 떨치고 있는 중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국내바둑 최강을 꼽으라고 한다면 세계바둑타이틀을 지니고 있는 조훈현 9단이 당연히 꼽혔다. 그러나 이5단은 스승이기도 한 조9단과 금년들어 20전13승7패로 압도했고 이제까지 보유타이틀수에서만 스승에게 6­5로 뒤지고 있었는데 박카스배의 결과로 이것마저 역전시키고야 말았다. ◆이5단이 금년에 당한 7패는 모두 스승인 조9단에게 진것이어서 그나마 조9단을 제외하고는 금년에 이5단을 꺾어본 국내기사가 없는 형편이다. 88년부터 시작된 천재사제간의 대결서도 지난해까지는 스승이 20승9패로 앞섰으나 현재는 27승22패로 좁아졌는데 아마도 연내에 통산전적서도 이5단이 스승을 앞지르게 될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조남철→김인→조훈련·서봉수로 이어진 해방후의 바둑계보로 따진다면 이5단은 제4세대에 해당되는데 10대소년이 이처럼 파죽지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바둑은 말할것도 없이 일본·중국 등 해외서도 그 유례를 찾을수 없는 것이다. 이5단이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것은 바둑천하통일과 세계제패인데 이것 역시 시간문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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