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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멘트수급 “주먹구구”/해마다 “안정전망”… 파동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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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멘트수급 “주먹구구”/해마다 “안정전망”… 파동불러

입력
199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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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업계서도 불신 수출선 상실·공급과잉 우려지난해 시멘트파동이 일어나자 정부당국은 『수급계획상으로는 파동이 일어날 이유가 없다』며 시멘트품귀의 원인을 유통업자들의 농간으로 돌렸었다. 올해도 정부는 수요와 공급이 거의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으나 결과는 건설업체들이 시멘트를 구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영세주택업자나 집수리용 시멘트를 구하려는 사람들은 밤샘까지 해야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예측과 현실이 어긋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장·단기적인 시멘트 수급계획이 주먹구구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지난 89년이후 2년간 국내 총건설물량은 3배 이상 폭증했으나 건설공사에 필수적인 시멘트·철근·골재 등 주요 건자재의 공급능력은 같은 기간중 30∼40% 증가에 그쳤다. 시멘트의 경우 80년대 들어 매년 평균 10%선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다가 올림픽이후 불어닥친 건설붐을 타고 업계가 증설에 나서 89년 3천80만톤이던 생산능력이 90년말 현재 4천1백만톤으로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건설물량이 증가에 정비례해서 시멘트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전체 건설물량이 3배로 폭증하는데 시멘트 생산능력이 고작 30∼40%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면 시멘트파동이 일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계속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고 근거없는 고집을 부려왔다. 수급이 균형을 이루리라던 올 상반기만해도 수출을 대폭 줄이고 중국등지에서 2백60여만톤을 들여왔는데도 시중에서는 시멘트가 없어서 난리다.

정부는 상반기의 시멘트 품귀현상에 대해 올해 수요가 16% 정도 늘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35%나 폭증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반기의 경우 정부의 수급전망대로라면 시멘트가 남아돌게 돼있다. 상공부에 따르면 하반기수요는 2천2백72만톤으로 이중 내수가 2천2백12만톤인데,국내생산 2천1백71만6천톤과 수입 1백50만톤 등 총 2천3백21만6천톤을 공급,49만6천톤이 재고로 남는다는 것.

그러나 건설업계는 이같은 정부의 수급전망에 노골적인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건설업계가 추정하는 올해 시멘트수요는 약 5천만톤. 정부의 전망치 4천2백35만톤보다 7백65만톤이나 많다. 여기에다 앞으로 항만·고속도로·공업단지 조성 등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위한 공공 공사가 본격화되면 수요는 더욱 폭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을 근거로 건설업계는 시멘트품귀가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멘트에 관한한 시멘트 생산업계도 불만이 적지 않다. 지금 당장은 건설경기 과열로 사상초유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수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수출선을 거의 잃어버렸고 정부의 독려에 따라 증설은 하고 있지만 언제 공급과잉사태가 빚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는 올해부터 95년까지 8천8백억원을 투입,1천50만톤을 증설,총 생산능력을 5천1백5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만한 생산능력은 80년대초 수요가 매년 10%정도 증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과잉공급사태까지 빚을 물량은 아닌데도 시멘트업계가 가슴을 조이는 것은 도대체 정부의 예측을 믿을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믿을만한 장기수급 전망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업계가 증설계획도 스스로 세우지 못하고 정부의 요청에만 따르고 있는데 정부의 요청대로 증설을 했다가 공급과잉사태가 벌어지면 수출선도 다 끊어진 마당에 수습하기 어려운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시적으로 몰리는 수요를 다 충족할 만큼 생산능력을 갖출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10년 정도의 기간을 놓고 볼때 수급차질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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