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는 내년 새학기부터 사용할 국민학교 교과서에 「국기는 히노마루」 「국가는 기미가요」라는 사실을 기술하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노·일전쟁때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궤멸시킨 일본 연합함대사령관 도고·헤이하치로(동향평팔랑)를 역사상의 인물로서 국민학교 6학년 사회과 교과서에 소개토록 했다. 이같은 일본 문부성의 조치는 최근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합법화하려는 일본정부의 노력이 신군국주의의 부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점과 관련,일본의 교육도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로 흐르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갖게하는 것이다.일본의 국기인 「히노마루」와 국가인 「기미가요」 그리고 군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도고(동향평팔랑)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적 면이 강하다고 판단돼서 일본점령 연합군총사령부(GHQ)가 교과서에서 삭제할 것을 지시한이래 46년만에 되살아나는 셈이 된다. 더욱이 새 교과서에서 일왕에 대한 이해와 경의의 마음을 깊게 한다는 뜻에서 일본 씨름인 스모를 참관하는 아키히토(명인)일왕 내외의 사진과 함께 취임직후 3부요인의 접견기사를 일제히 게재하는 등 일왕의 활동도 부각시키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움직임은 나카소네(중중근강홍)가 주장했던 「전후정치의 총정리」에 의한 신국가주의의 대두라고 말할수 있다. 나카소네가 주장하는 전후정치의 총정리란 다름아닌 맥아더 사령관이 만들어준 평화헌법을 개정,자주헌법으로 고쳐서 상징적인 일왕의 지위를 국가의 원수로 높이고 독립국가로서 손색이 없는 방위력을 갖고 국제적인 발언권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일본 국민학교 교과서의 개편은 과거 침략사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게 되는것이며 군국주의의 부활 움직임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일본은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과거침략을 당했던 이웃나라들로부터 과거의 역사적 죄과에 대한 반성과 철저한 교육을 요청받아왔으나 이제껏 성의를 다하지 않았다. 독일이 나치즘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반성으로 일관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은 과거의 침략행위를 철저히 미화함으로써 제2세 국민들을 역사적 색맹자로 길러왔다. 이렇게 길러진 일본국민이 과연 국제화 사회에서 상호이해와 협력으로 잘살아갈수 있을 것인가 묻고 싶다. 일본의 지식인들도 이번 교과서 개정에 대해 『가까운 아시아국가들의 국민감정과 일본인의 국민감정에 여전히 불균형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국수주의로 가고 있는 일본을 주의깊에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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