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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미협력 기본틀 마련/노­부시회담 의미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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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미협력 기본틀 마련/노­부시회담 의미와 평가

입력
1991.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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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북한개방 공동대응 인식 일치/쌀개방 요구대책·외교성과 내치접목 새 과제로/아태지역서 위상·역할등 강화 계기노태우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간의 한미 정상회담은 현재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예비할수 있도록 양국관계의 기본틀을 마련했다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지닌다.

이번의 정상회담은 또한 한반도를 중심으로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신질서 태동기류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통일과 그 통일의 과정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취해야할 정치 외교 안보의 3각행보에 보다 안정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전향적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번 회담으로 우리가 아태지역에서 안정적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는 문제가 한층 가시권에 접어들었다고 볼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크게 네가지 측면에서 주목되는 평가를 받을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이례적인 국빈방문의 형식에 걸맞게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역할과 위상이 이번 회담에서 뒷받침됐다는 점이다. 미국의 외교관례상 국빈방문은 민주적 정부의 대표에만 한정돼 있다. 미국정부는 노대통령의 방미형식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 진전을 대내외에 평가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외교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과 만찬석상에서 언급한 「노대통령의 민주화진전 업적」 평가는 외교적 수사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둘째는 통일을 위한 정상외교가 비로소 착수됐으며 순탄하게 그 첫번째 결실을 맺게됐다는 점이다. 우리의 민족통일 문제가 국제외교무대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통일의 과정·방법 등에 관한 인식의 일치가 이뤄졌으며 통일후의 한미관계 기본구도까지 설정됐다.

부시 대통령은 차기선거에서도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어 노대통령이 그와 설정한 외교·안보의 대강은 실천가능성의 적극적 의미를 지닌다고 볼수 있다.

세번째로는 한미 양국정부가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기 위해 공동의 외교공세를 적극적으로 취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핵재처리 시설을 포함한 북한내부의 모든 핵시설과 물질에 대한 IAEA의 핵사찰수용 및 남북대화 진전과 미·북한관계 개선 속도를 그대로 연계시킨 점은 상당히 실효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기할것은 양국정상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간접적으로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국제적인 군축추세와는 별개로 한미 안보협력이 동북아 질서,또는 아태지역의 신질서 태동에 관건이 된다는 양국정상의 인식일치,또한 주한미군 계속 주둔에 관한 재확인은 북한의 개방속도에 확실하게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번째로는 유엔회원국으로서 자주적 외교의 틀을 마련하는 한편 아태지역의 주도국 일원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점이다. 소련과의 급속한 접근속도로 대변되는 우리의 북방정책은 국제적으로 일말의 부정적 시각이 없지 않았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북방정책의 공식평가와 특히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지원 다짐은 이같은 오해의 시각을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을 줄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또한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을 아태지역에서의 중요한 파트너로 삼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아태지역은 21세기의 주도권으로 부상하기 위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미·소·일·중 등 정치·경제의 강대국 이해가 상충하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이 지역 신질서 태동의 주요 역할자로서 일찍이 그 위치를 굳혀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소련과의 관계증진에 이어 이 지역 연고권이 가장큰 미국과의 확고한 파트너십 구축은 긍정적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한편 일반의 예측과는 달리 이번 회담에서 통상문제와 관련,미국이 한국의 시장개방 노력을 평가하고 더이상의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않은 것도 하나의 소득이라고 할수 있을것 같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농업구조 조정정책에 대한 언급을 통해 한국의 쌀시장 개방을 간접시사한 것은 이 문제가 어느때인가는 한미간 통상쟁점의 불씨가 될수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할 대목인 것으로 관측된다.

노대통령은 이번 5번째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외교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과거 그가 성취해낸 정상외교의 결실들이 내치의 소홀로 인해 국정의 원만한 수행과 제대로 접목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감안할 때 이번 회담의 성공적 결실이 어떻게 내치에 긍정적으로 파급될것인지 여부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따라서 노대통령은 정상외교가 거둔 외교적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할 더많은 짐을 지게됐다고도 볼수 있다.<워싱턴=이종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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