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경은 지난 1일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의 시국치안체제를 전면 민생치안체제로 전환,서민생활 침해사범을 뿌리 뽑겠다고 발표했다.늘 구두선에 그쳤던 「민생치안확립」 구호에다 진부한 세부대책인데도 이번 발표에는 종전과 달리 신선함을 느끼게하는 요소가 있었다. 무자비한 시위진압으로 인해 「백골단」이라는 악명을 얻은 사복체포조와 전경기동대를 민생치안요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서울시경 1기동대원 1백33명은 무거운 진압복과 헬멧을 벗고 방패와 최류탄대신 경찰봉을 착용한 차림으로 1일 밤8시부터 이태원 일대에서 첫 방범근무를 시작했다. 2명씩 짝을 지은 대원들은 『무섭고 지긋지긋한 시위진압보다는 훨씬 쉽고 이제야 진짜 경찰이돼 일하는 것같다』며 골목골목을 돌았다.
이들의 임무는 주로 유흥가 불량배 검문검색과 취객들의 경범죄 단속으로 범칙 스티커를 발부할수 있도록 돼있으나 시민들이 협조를 잘해줘 굳이 스티커를 발부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대원들의 첫 근무소감이었다.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은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이들의 방범순찰로 범죄 발생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좋아했다. 워낙 많은 전경들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순찰 만으로도 범죄 예방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측면과 함께 이들의 활동을 지켜본 시민들은 그동안 시위현장에서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려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장소에서 교통지도 업무를 하는 의경들에 비해 머리가 길고 복장이 깔금하게 정돈돼있지않아 거부감을 주는데다 검문태도도 시위현장 부근에서 처럼 우악스러워 불쾌하다는 것이다.
한 행인은 『표정이나 태도가 상당히 위압적이어서 마주치면 솔직히 두려운 느낌이 든다』며 『신뢰감을 주기위해서는 좀더 부드럽고 친절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이같은 지적과 주문에 유의해 고쳐나간다면 일단 긍정적 반응을 얻은 「백골단 방범대」는 믿음직한 민생경찰로 정착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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