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경찰과 일반 경찰이 따로 있을 수 없는게 원칙인데,불행히도 우리는 그렇지 못해왔다. 자못 만성적이었던 반체제 및 반정부적 과격투쟁의 물결 앞에서 민생을 보살펴야할 경찰의 일손들이 정국 안보나 체제안보쪽으로 집중되다 못해 시국 경찰을 사실상 별도로 운영하게끔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고서도 병력이 모자라면 넘쳐 흐르는 범죄를 막기에 역부족인 일반 경찰까지 전용해가 민생치안은 시국이 시끄러울수록 덩달아 큰 구멍이 뚫리는 악순환을 빚어왔었다.1일 서울시경이 그동안 각종 시위진압에 투입됐던 「백골단」으로 알려진 사복체포조 등 시국 전경을 민생치안 활동에 투입키로 한것은 여러모로 우리의 관심을 끈다. 우선 시국경찰을 뺄수 있다는 것은 과격시위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기에 우선 반가움이 앞선다. 하지만 4월이후 계속된 시국혼란과 선거 후유증으로 또 그 만큼 민생 침해사범들이 발호하고 있었음을 생각하면 걱정도 남는 것이다. 경찰청 발족을 앞두고 나온 서울시경의 이같은 자세전환이 전국 경찰로 확대되면서 실질적인 민생보호를 이룰수 있는 치안과 봉사,능률의 확대로까지 이어지길 격려·기대하는 바이다.
민주 국가에서 경찰의 사명이란 결코 정권적 차원에만 머무를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때문에 경찰은 독재국가에서 처럼 권력의 하수인이기에 앞서 중립적이고 엄정한 법질서 수호역과 국민에 대한 봉사역할을 해내는게 진정한 사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박두한 경찰청 발족도 그런 기본적 자세확립의 계기가 되어야 마땅한 시점이고 보면 지금부터 펼칠 경찰 스스로의 내부정리나 자세 다짐은 앞으로의 민주적 경찰상 확립에 매우 중요한 초석이 된다고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시국」과 「일반」으로 구분 되었으며 「시국」이 오히려 우선 순위에서 「일반」을 앞서왔던 경찰의 파행적 운용 행태도 근본적으로 고쳐져야 할것이다. 단순히 시위가 좀 줄었다고 「시국」 병력을 한시적으로 빼내는데 그칠게 아니라 경찰 본연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조직을 통합하고,그 조직원들에게도 민중의 지팡이로서 합당한 기본적 자질과 자세를 갖추도록 할 필요가 시급하다. 민생 치안역군으로서의 소양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급조된 시국전경이 불러올 부작용도 미리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튼 시경의 이번 조치로 파출소 창마다 걸려있던 우중충한 방석망이 벗겨진 서울 거리는 한결 산뜻해졌다. 경찰이 파출소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웃으며 봉사할수 있는 안정된 사회가 굳어지도록 모두가 제 할일을 다해야겠다. 경찰의 자세전환과 함께 정치도 안정을 되찾아 과격시위를 의사당으로 수렴·대변해야겠고,국민들도 봉사하는 공권력의 상징으로서 파출소와 경찰관들을 바라보려는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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