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 한토막.『한강다리위를 과속으로 질주하던 시내버스 한대가 추락,승객 모두가 숨졌다. 그런데 숨진 승객들 가운데 정말로 억울한 사람이 3명 있었다.
누구였을까. 한명은 깜박 졸다가 직전정류장에서 내려야할 것을 놓치는 바람에 사고를 당한 승객이고 버스노선번호를 잘못읽어 엉뚱한 버스를 탄 피해승객이 두번째.
가장 억울한 마지막 사람은 사고직전 정류장에서 막 떠나려는 버스를 1백여m나 뒤쫓아와 겨우 잡아탄 승객이다』
이번 불량레미콘 사용에 따른 부실시공 파문을 지켜보면서 누구나 가졌던 생각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너무나 당연하게 벌어졌다는 점일 것이다.
더구나 레미콘 업체가 불량레미콘을 공급하고도 보름이상 쉬쉬한 것이나 어떤 건설업체는 불량레미콘으로 시공한 부분마저 제대로 찾아내지못할 정도로 품질관리가 엉망이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부실시공이 드러나지않고 그대로 덮어두었을 경우 우스갯소리치고는 끔찍한 얘기지만 앞서 소개한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물론 가장 큰 피해자는 「내집마련」이라는 행선지로 태워다줄 신도시행 버스를 타기위해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뚫고,게다가 빚가지 얻어 중도금을 납부한 신도시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일 것이다.
또 신도시에 참여,회사의 명예를 높이려했던 건설업체들도 엉뚱한 버스를 타게된 피해자가 될것이고 과열건설경기에 편승,품질에 관계없이 무조건 생산만 하다가 불량레미콘을 「실수」로 공급한 이유로 공장문까지 닫은 레미콘업체도 피해자가 될수 있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제공자는 결국 이처럼 건설수요를 급작스럽게 폭증시킨 정부였다는데 이론이 있을수 없다. 앞뒤 안보고 무조건 집만 많이 짓겠다는 정책목표를 향해 가속페달만 밟아댄 신도시 정책당국이 이번 부실시공의 주범인 셈이다.
부실시공 파문이 갈수록 커지자 정부에서는 비로소 신도시 아파트의 분양연기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몇만가구를 분양했고 앞으로 또 몇만가구를 추가로 분양하겠다는 것은 가속페달만 계속 밟는 형국이다. 한번쯤 속도를 늦추고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여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쪽에서는 짓던 아파트를 헐어내는데 바로 그곳에서 더많이 짓겠다고 계속 분양하는 무모한 실적위주는 이제 끝나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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