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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들에 “우리민주화 걱정말라”/노 대통령 미국방문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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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들에 “우리민주화 걱정말라”/노 대통령 미국방문 이모저모

입력
1991.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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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용씨와 악수에 취재경쟁/북한 핵문제 질문받고 “사찰에 응할것”/그룹사 회장들 대거합류 “가만찬 참석”미국을 방문중인 노태우 대통령은 29일 하오(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오찬연설회에 참석한데 이어 30일 상오 교민들과의 조찬모임을 갖는 등 바쁜 일정.

○연설끝나자 기립박수

▷후버연구소 연설◁

○…29일 하오1시(한국시간 30일 상오5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오찬장에 입장한 노태우대통령 내외는 슐츠 전 국무장관 내외와 레이지언 소장내외 등과 헤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1시간여 오찬을 나눈뒤 슐츠 전 장관의 소개로 연설을 시작.

슐츠 전 장관은 인사말에서 『경제적 기적에 이어 6·29선언을 통해 한국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정치적 기적을 이룬 노대통령의 훌륭한 리더십과 넓은 안목을 접하기위해 노대통령을 초청한 것』이라고 소개.

동시통역으로 약 35분 동안의 연설이 끝나자 교수·학생 등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공감을 표시했으며 슐츠 전 장관은 참석자들을 대표해 한국의 학생운동 문제와 북한의 핵사찰 수용가능성에 대해 즉석 질문.

노대통령은 한국 학생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뒤 『금년 봄 격렬한 시위가 있었으나 시민들이 호응하지 않아 확산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여당에 표를 몰아줘 소요를 잠재우는 선택을 했다』고 말하고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야겠지만 북한이 핵사찰에 응할것을 기대한다』고 대답.

연설이 끝난뒤 슐츠 전 장관은 세계지도가 그려진 어항을 노대통령에게 선물하면서 『한국이 세계의 일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를 지닌 선물』이라고 설명했고 노대통령은 『연설한 대가로 한국의 지도를 크게 그려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조크.

노대통령은 이어 오찬장 옆 후버타워에 있는 후버전시실에 들러 한국 관계 자료 등 전시품을 둘러보고 방명록에 서명한뒤 연구소 발전을 위해 금일봉을 기금으로 전달.

○어깨 두드리며 인사

▷정호용씨 면담◁

○…이에 앞서 휴게실에서 슐츠 전 장관,레이지언 소장 등과 잠시 환담을 나눈 노대통령은 오찬 참석자들을 위한 옥외 칵테일장과 오찬장을 잇는 복도 입구에서 슐츠 전 장관 등과 함께 참석자들을 일일이 접견.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호영 전 의원과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는데 이 장면에 국내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가 집중.

지난해 4월 대구 서갑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방미,1년3개월째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는 정 전 의원은 이번 노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방문에 따른 단독대좌로 향후 거취가 관심사로 급부상.

리셉션 라인에서 정 전 의원을 만난 노대통령은 어깨를 감싸고 두드리며 『반갑습니다』라고 악수를 나누었고 정 전 의원은 웃음으로 답례.

노대통령은 정 전 의원이 바로 옆에 서있던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와 인사를 나누는 순간 다시 정의원에게 『부인은 같이 안 오셨나요』라고 말했고 김여사도 『부인께서도 안녕하신지요』라고 안부 인사를 전달.

노대통령이 리셉션 장에 도착하기전 양측 참석자들이 칵테일을 나눈 자리에는 정 전 의원이 육사 11기 동기생인 안교덕 청와대 민정수석과 나란히 서서 정담을 교환하고 있었는데 뒤이어 도착한 정해창 청와대 비서실장,김진재 총재 비서실장,김종휘 외교안보 보좌관,이수정 대변인 등 공식 수행원들이 정 전 의원과 인사. 건강한 모습의 정 전 의원은 계속 밝게 웃으며 『다들 건강하시군요』라고 오랜만의 회포에 즐거움을 표시.

특히 정호근 합참의장은 오랜시간 정 전 의원 옆에서 담소를 나눴고 안민정수석도 계속 흐뭇한 표정.

○…경호용 헬리콥터가 스탠퍼드대 캠퍼스 상공을 선회 비행하는 가운데 12시40분께 모터케이드 편으로 후버연구소 후버타워 앞뜰에 도착한 노대통령 내외는 슐츠 전 국무장관과 레이지언 후버연구소장 내외의 영접을 받고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

이날 노대통령이 예정보다 약 20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슐츠 전 장관은 잔디밭 벤치에서 30분간이나 기다렸으나 오랜 친구를 만난듯 환한 얼굴로 노대통령을 맞으며 환담장으로 향하면서 후버연구소의 건물구성과 내력 등을 설명.

○광역선거 결과 설명

▷교민대표 초청 조찬◁

○…노대통령은 30일 상오8시(현지시간) 숙소인 페어몬트 호텔에서 샌프란시스코 교민 대표들을 초청,조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교포 사회의 애환을 들은 뒤 이들을 격려.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던 사실을 상기시킨뒤 『그때는 워낙 일정이 바빠 여러분을 만날수 없어 서운했는데 이처럼 편안한 자리를 함께 하게돼 기쁘다』고 인사.

노대통령은 이어 지난 20일 실시된 광역의회 선거결과를 설명한뒤 『수도 서울에서 집권여당에 의석 84%의 압도적 승리를 준것은 선거 사상 처음있는 일』이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대해 여러분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

노대통령은 『여러분의 더 큰 성공과 교포사회의 더 큰 발전이 바로 조국을 위하는 길』이라며 보다 큰 자긍심과 용기를 갖고 살아갈것을 당부.

○캐나다측서 참석 요청

○…이번 순방에 공식 수행원외에 김상하 대한상의 회장,한미 경제협의회 회장인 구평회 럭키금성 회장,조중건 대한항공 사장 등 경제인과 박종근 노총위원장,한호선 농협·명선식 축협·이방호 수협중앙 회장이 수행.

이밖에도 금진호 무역협회 고문,이건희 삼성회장,정세영 현대회장,김우중 대우회장,조석래 효성회장,박성용 금호회장,김각중 경방회장,박영렬 대농회장,유찬우 풍산회장,김영원 진도회장,김현철 삼미회장,이웅영 코오롱 부회장,정명식 포항제철 사장,위상식 보르네오 사장 등이 순방도중에 합류할 예정.

한편 노대통령의 캐나다 방문기간중 공식만찬 참석자는 당초 공식수행원으로 제한되어 있었으나 캐나다측이 한국측 기업인 명단을 보고 이들도 만찬에 참석해 줄것을 요청,수행 경제인들도 모든 공식 만찬에 참석키로 했다고.<샌프란시스코=이종구특파원>

◎“결정적 통일전기 올수 있는 상황”

▷교민초청 조찬 모임연설◁

작년 6월4일 바로 이 호텔에서 국교도 없는 한국과 소련이 정상회담을 가져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이후 지난 1년간 참으로 많은 것이 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식대로 살겠다」며 외고집을 피우던 북한도 이제 더이상 고립과 폐쇄속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됐다. 북한도 변화할 것이며 변화를 시작했다고 본다.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제 시작은 되었다. 독일의 통일이 1년새 이루어졌듯이 우리의 통일을 위한 결정적 전기가 언제든 올수 있는 상황이다. 이 세기안에 반드시 통일의 날이 올 것으로 확신하며 이번 미국 방문도 그날을 재촉하기 위한 것이다.

술과 친구는 오랠수록 좋다고 했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오랜 역사적인 유대로 맺어진 우방이다.

이번 방미는 3년반동안에 네번째로 매년 한번씩 미국에 온셈이다. 한국과 미국 사이는 그만큼 긴밀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중요한 나라가 되고있다.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냉전체제이후 새로운 세계질서를 위해 우리 두 나라가 함께 대응해 나갈 방안을 의논할 것이다. 전후 가장 큰 전환기를 맞고있는 동북아시아와 태평양의 안정과 협력증진방안을 이야기 할것이다.

특히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날을 앞당기기 위한 양국의 공동노력에 관해 깊이있는 논의를 가지려한다. 우리 두 나라의 관계가 깊을수록 우리 동포사회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6·29선언을 시발점으로 한국은 민주주의를 하는 새로운 나라가 되었다. 민주주의의 모든 원칙을 그대로 실천하다보니 시끄럽기도하고 진통과 값비싼 대가도 치르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공산주의가 몰락하는 현실에서 극소수 과격세력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이들을 심판했다. 성숙한 국민들의 정치의식과 언론의 자유가 있고 참고 자제할줄 아는 정부가 있는 한 우리 민주주의의 앞날은 밝다.

90년대는 우리가 선진국의 문턱으로 들어서고 겨레의 소망인 통일을 이루는 연대가 될 것이다. 여러분 모두 더 큰 자부심과 용기를 갖고 기회의 나라인 이 미국에서 모든 꿈을 마음껏 펼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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