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인상,온실속의 토마토”/“인민 실정 모르는것 같아/수기 예상밖 파문 두려워”/“호기심서 방북… 남·북한 통일 바라”김정일 곁에서 접대했던 일본 여성 요시무라·게이코씨(길촌경자·가명)는 김을 온실속의 토마토에 비유했다. 바깥의 비바람을 전혀 모른채 온난한 유리 건물속의 세상만을 아는 나약하고 어리광쟁이 같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일본의 종합월간지 문예춘추 7월호에 「은혜가 되었을지 모를 나」라는 수기를 발표해 한·일 양국에서 큰 화제를 일으킨 게이코씨는 최근 본지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일의 인상을 이렇게 말했다. 여러차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해온 그녀는 인터뷰 녹음 테이프와 일본어로 번역한 원고 사본의 제공을 조건으로 1시간10분간의 전화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9년전의 일을 이제 발표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82년 일본으로 돌아왔을때는 나의 북한행을 주선해준 사람 등 신세진 이들에게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도 한반도의 움직임도 달라져 발표해도 큰 문제가 없지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수십번 수백번 망설였다.
북한에 가게된 계기는.
▲호기심 많은 성격탓이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알게된 사람으로부터 권유를 받았다. 북한에 특별한 호기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외국에 대한,아니 외국여행에 대한 호기심이 작용한 때문이었다.
수기가 큰 화제인데 지금 감상은.
▲쓰면서도 느낀것이지만 북한에 갔다 왔다는 것이 실제 경험인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꿈을 꾼것처럼 이상한 나라에 갔다온 기분이다. 어떤 나라건 좋은점 나쁜점이 있지만 좋게 말하면 환상적인 나라였다(웃음). 수기가 예상밖의 파문을 일으켜 두려운것도 사실이다.
네차례의 파티때 바로 곁에서 본 김정일의 인상을 바람둥이 같다고 썼는데.
▲순수함이 있는 어리광쟁이라고 할까…. 여성에게 매력있는 사람은 아니었고,그보다는 16,17세의 소년적인 면이 있었다. 물론 여성에게 상당히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부드럽고 귀엽고 예쁜 여성을 동경하지 않나 생각되었다.
그런 사람이 주석이 된다면 북한은 어떻게 변하리라고 보는가.
▲내가 대답할 성질의 질문이 아닌것 같다.
사적인 견해를 듣고 싶다.
▲내 의견으로는 걱정스럽다고 할까…. 세상사를 잘 모르는것이 아닐까 생각됐다. 온실속의 토마토는 바깥 세상을 잘 모르고 성장하는 것처럼 세상사에 좋은면과 나쁜면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듯 했다. 어느 나라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다 마찬가지지만 그는 인민의 사정을 잘모르지 않나 싶었다.
파티에 참석한 여자들 얘기를 좀….
▲네차례의 파티때 그의 곁에는 언제나 내가 앉았다. 같이 갔던 다른 일본 여자 두명은 같은 테이블이기는 했지만 떨어져 앉았었다. 김을 뒤따라 다니며 담뱃재를 치우거나 하던 여자들은 종업원인것 같았고 함께 식사한 젊은 여자들과 중년여성들은 모두 노동당 간부 같았다.
평양 국제클럽은 어떤 곳이었나.
▲일본인의 감각으로는 영업장소 같지는 않았다. 내가 일한곳은 일본 요리 파트였다. 손님중 북한 사람은 한정돼 있었고,대개는 일본이나 다른 외국인들이었는데 거의 정해져 있다시피 했다. 요리 재료 공급사정도 좋은 것 같지는 않았다. 우리의 일은 일본 요리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거나 먹는 방식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수기에 의하면 김정일이 주최하는 파티에 불려갈 때는 건강진단을 받거나 크레졸로 손을 씻어야 했다는데.
▲특별히 기분 나쁘게 생긱하지는 않았다. 일본 사람들도 식사전에 습관적으로 손을 씻는 것처럼 크레졸로 손을 닦는 것이 그 나라의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평양에서의 생활은.
▲국제클럽이 개업하기 전에는 스케줄에 따라 명승지나 관광지를 구경했지만 그후에는 자유로이 외출하거나 행동할 수가 없어 특별히 접촉한 사람은 없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 여종업원들과 만나 본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도 외국인과 사적인 얘기를 나누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듯 방청소가 끝나면 바로 나가 버리곤 했다.
김정일 이외에 다른 북한 요인의 파티에 참석한 일은.
▲전혀 없었다. 출장파티는 김정일이 주최한 네번이 전부였다.
다른 일본여성이 그런 일로 북한에 체류중이란 얘기를 들었는지.
▲전혀 알수 없다. 나는 정식입국 수속을 밟아 공식적으로 들어 갔었다. 다른 방법으로 그런 예가 있었는지는 들은바 없다.
지금 일본과 북한이 국교정상화 교섭을 하고 있다.
▲정치적인 일에는 관심도 없고 잘알지도 못한다. 개인적으로는 정상화가 됐으면한다. 남북한이 통일되어 평화로운 나라가 됐으면 하는 생각과 같다.
이밖에 신상에 관한 질문에 요시무라씨는 대답하기를 꺼렸다. 신원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운것 같았다. 나이 신장 결혼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보통 일본여자」라고만 답했고,취미는 영화감상,직업은 「상작」이라고 했다.
상작이란 에술관계 코디네이터란것이 본인의 설명이었는데,북한에 가기전에도 이 일은 했고 수입이 신통치 않아 「물장사」에도 종사했었다고 수기에 쓴바 있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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