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소 진정되는가 하면 잇달아 큰 일이 벌어진다. 경찰의 기강해이와 자질 그리고 총기관리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수가 없다.젊은 경찰관이 주차시비로 벌어진 폭행사건의 소송에 앙심을 품고 한가족 4명을 한꺼번에 살해했다. 소름이 끼치게 끔찍하다. 비록 순간의 충동에 의한 우발적 광란이라 하더라도 이럴수가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 망연한 병리현상이 곪을대로 곪은것이 그대로 드라난 것이다.
난국의 5월,선거의 6월을 보내면서 그동안 불안과 긴장이 연속되었다. 마치 그 후유증이 터진듯 경찰의 비행과 범죄와 난동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빠찡꼬 불법 영업 허가를 내준 혐의로 두 경무관이 징계품신에 올랐고,초년생 경관이 소매치기를 하다 잡히는가 하면 총기난동 사건까지 벌어졌다. 불과 며칠 사이의 일이다.
공직 가운데서 기강확립의 선두에 나설 경찰이 왜 이 지경으로 문란하게 되었는지,준엄한 고발과 문책이 먼저 있어야 한다. 파출소에 근무중이어야 할 경찰관이 멋대로 총기를 휴대하고 근무지를 이탈한것부터 이해가 안된다.
이번 총기 난사는 5공초의 경남 의령의 경찰관 난동사건을 곧 바로 연상케 한다. 광란의 동기가 너무도 단순하고 수법은 잔학하기 짝이 없다. 총을 들었으니 쏜다는 식으로 맹목적이다. 결과적으로 「치안」이 난사 당한 꼴이다.
다음으로 지적될 것은 경찰관의 자질과 젊은 세대의 정신건강이다. 경찰 전반이 격무와 박대에 시달림은 일찍 알려진 사실이나,그렇다고 자질을 도외시한 「인적관리」는 용서받지를 못한다. 소매치기를 하고 나서 내 정신이 아니었다든가,무모하게 총기를 쏴대고 태연히 도망치는 「불감증」을 어떻게 경찰로 채용할수 있었는지가 의문증의 의문이다.
우리 젊은 세대는 폭력의 죄악성에 둔감하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선다. 총기난사는 즉흥적인 보복감을 억누르지 못해 생겨난 난동이라 할수 있다. 내 마음대로 안되면 싹 쓸어 버린다는 독기를 마구 뿜어낸다.
생명의 위해와 연결되는 경찰의 총기관리도 엉성하다. 범죄와의 전쟁이후 총기 휴대가 강화되면서 관리는 소홀했음이 이번에 여지없이 드러났다. 서투르게 함부로 방아쇠를 잡아 당기는게 아닌가 우려된다. 일가족의 억울한 죽음은 비통할뿐이다. 아울러 공권력도 그에 못지않은 치명타를 입었다. 공권력의 과잉행사와 무궤도에 대한 불만은 쌓인지 오래다. 정부나 경찰은 일시적인 호도책으로 쇄신만을 강조할뿐,이렇다 할만한 예방책은 강구된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권력의 권위복원은 불가능 한거나 마찬가지다.
공권력은 그 힘을 발동 안하고도 위엄이 있어야 사회안정을 기대할수가 있는 것이다. 뼈를 깎는 후회와 반성만으로 쇄신이 되는것은 아니다. 과감한 제도의 개선과 관리의 혁신으로 탈바꿈하는 용단이 시급하기만 하다. 공권력이 다시 위기에 봉착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