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구도 바탕 정국재편 모색/YS·DJ 대권행보등 변수로야당의 참패로 판가름난 광역의회 선거결과는 여야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과제로 떠올리고 있다.
여권은 이번 선거의 압승을 통해 국정운영의 자심감 아래 정국 주도권의 강화를 노릴수 있게 됐지만 이와 비례해 정치형태 개선과 정치불신 해소의 부담을 한층 더 느끼는 모습이다.
또한 신민 등 야당도 선거참패로 인한 내부위기의 조기수습과 함께 정국운영의 방향을 해롭게 모색해야만할 형편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확연히 드러난 양당구조의 판세가 근본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가 서로의 관계조정을 강구하는데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적응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차기총선·대선 등 다가올 정치일정을 염두에둔 재승부의 포석이 다분히 깔려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따라서 여야간에는 외견상으로는 「상호공유」의 관계가 진전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본격적인 대회전을 겨냥한 대립구도가 심화될 공산이 크다고 봐야한다.
이는 우선 선거결과에 대한 자기 중심적인 분석에서도 엿볼수 있다.
여야는 각기 저조한 투표율,안정희구 세력 및 대여 비판세력의 투표행태 등에 대한 정밀분석을 토대로 향후 정국대처 방향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여권으로서는 일단 승세의 느긋함 속에서 신축적이고 포용력 있는 대야자세를 상당기간 구사할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선거기간중 이슈로 떠올랐던 공천비리 관련 신민의원들을 불구속 수사키로 한 결정이나,7월 임시국회 협상에서 정부의 2차 추경예산안 제출에 대한 야당의 반대에 공감을 표시한것 등이 여권이 이같은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선거 압승에 따라 여당,특히 거대 여당으로서 제1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국의 안정기조를 위해 더욱 절실해 졌다는 얘기이다.
여권이 신민당과의 원활한 관계를 필요로하는 이유는 야당세력중 신민의 입지가 유일 야당으로 확인된 선거결과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
민자당 주요 당직자들이 선거결과를 일제히 양당구도라는 관점에서 파악한 것이다.
김대중 신민총재의 재신임에 반색을 표시한것 등은 예사로 볼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민자당과 중첩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몰각에 가까운 참패를 했다는데 대한 반작용도 작용했을 것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도 여권이 합당이후 지속적으로 추구해오던 호남대 비호남의 정치구도를 실증적으로 재확인한 이상,향후정국에도 이같은 「원리」를 계속 적용해 가겠다는 내심이 짙게 깔려있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다시 말해 민자·신민 양당구조를 근간으로 하는 순탄한 여야관계 정립이란 결국 야당세력의 유일한 대표주자로 김총재의 위상유지를 의미하는 것이며,이는 바로 김총재의 고착된 정치적 기반을 정국운영의 주요 상수로 삼아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양당구조는 김총재의 신민에게도 보다 정리된 입지를 보장해준다고 할수 있다.
민주당이 배제될 양당구조는 신민당에 여야의 1대1 개념이란 반사이득을 무리없이 향유하게 하면서 여당에 대한 대체세력으로 유일한 존재임을 자연스럽게 부각시켜 놓고 있기 때문이다. 김총재가 선거직후의 야권통합 논의를 사실상 거부할수 있었던 이유와 요인도 민주당의 현저한 퇴조를 놓치지 않으려는 야권 질서의 재정리 기도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신민의 향후 대여관계 역시 양당구도가 지니고 있는 공유지대를 최대한 확보하면서 그 이면에서 보다 선명한 존재부각을 노리려 할것으로 예상된다.
즉,신민은 여야의 협력·동반관계에 보다 주력하는 모습을 과시하면서 야당세력의 대표로서 대여 정치공세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2중적 입장을 계속 견지할것이라는 얘기이다.
특히 신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안정희구 심리에 대한 각별한 「교훈」을 얻은 상태이기도해 대여 행태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함께 젊은층의 대량기권을 다시 정치권에 대한 관심으로 유도하는것이 절실한 만큼 이를 감안한 공세의 수위조절도 병행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민의 사활적 과제는 무엇보다도 정치기반의 확대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유일 야당으로서의 구조적 프리미엄을 배가시키기 위한 여러 정치행위들이 대여관계의 기본 방향으로 기울 공산이 크다.
여야관계의 새로운 양상은 일단 노태우 대통령 방미후 예정된 노태우김대중 회동과 7월 임시국회를 거치면서 가닥을 잡아갈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의 여야관계를 지배할 변수로 김영삼 민자당대표와 김신민총재의 두 김관계를 무시할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와함께 선거구제변경,내각제 개헌모색 등의 중대 고비가 가로놓여 있어 앞으로의 여야관계는 더 한층 변화 무쌍한 곡선을 그릴수 밖에 없다.<조재용기자>조재용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